◆ 시장분석 / 장외 주식시장(K-OTC) ◆
올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제주항공 주가는 지난해 8월 25일 개장한 K-OTC에서 기준가격 2395원으로 시작해 29일 가중평균주가가 2만9500원까지 올라 10배 이상 상승했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로 ‘제1호 상장’ 타이틀까지 예약돼 있어 장외시장에서 벌써부터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주간사 선정 작업에 돌입하는 등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 지난해 11월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더니 12월에는 한때 최고가 3만4500원까지 찍었다.
삼성SDS가 코스피에 상장한 후로 거래대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메디슨도 투자자들 주목도가 높다. 삼성그룹이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꼽는 ‘의료·헬스’ 사업에 주력하는 데다가 삼성 프리미엄까지 붙어서다. 삼성메디슨 주가는 지난해 9월 16일 기준가격 1930원에서 시작해 이날 가중평균주가는 418%가량 오른 1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의료기기사업부를 떼내 삼성메디슨에 합병하는 방안이 4개월이 넘도록 확정되지 않아 향후 조직 향방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어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래대금 규모도 상위권이다. 이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1위는 포스코건설, 2위 삼성메디슨, 3위 현대로지스틱스, 4위 미래에셋생명, 5위 세메스 순이다.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12조2675억원으로 125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부터 포스코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상장 의지를 밝히고 있어 그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 초 신년인사회에서도 포스코건설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이 불황인 데다 2008년 상장을 처음 추진하면서 직원들에게 주당 9만원에 나눠준 우리사주 때문에 공모가를 크게 낮출 여력이 없어 당장 상장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IPO를 거듭 운운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로 IPO를 위한 실무가 진행되는 바가 없다”면서 “상장을 기대한 무리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8월 25일 매매 첫날 기준가격 8만900원으로 시작했지만 이날 가중평균주가는 5만8300원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현대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전량인 88.8%를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에 매각하면서 당장 IPO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잠재적인 IPO 후보군이다. 현대로지스틱스 주가는 5만9200원으로 기준가격(지난해 9월 16일) 1만3700원보다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K-OTC는 삼성SDS가 빠져나간 이후 ‘형만 한 아우’를 찾지 못해 거래대금이 쪼그라들면서 시장 활성화가 과제로 남아 있다. 거래대금 상위 20개 종목의 월 거래대금(지난해 12월 기준)은 382억원으로 삼성SDS가 코스피로 옮겨가기 직전인 10월(613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삼성SDS가 자리를 비운 이후로는 삼성메디슨이 거래대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그 규모는 크게 벌어진다.
삼성SDS의 10월 월간 거래대금이 438억원에 달했던 것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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