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여성 직장인 A씨는 처음 자동차 보험 가입을 알아보다 나이가 어리고 보험 가입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연간 150만원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했다. 그러다 안전운전을 하는 습관만 증명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P보험사의 UBI(Usage-based Insurance) 프로그램을 찾게 돼 가입했다. P 보험사가 보내준 자동차 진단 포트에 꽂는 소형 기기를 장착하고 2개월 가량 운전한 후 김씨는 보험료 40만원을 할인받았다.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된 김씨의 주행 거리, 운전 시간대,급제동 등 주행습관 데이터를 확인한 보험사가 김씨의 사고 발생 활률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의 사례처럼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 인터넷(Internet-of-Things)을 활용한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최경호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일 '마케팅, 사물 인터넷 주목하기 시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 기업들이 사물 인터넷으로 확보한 오프라인 상의고객 행동 및 맥락 정보를 토대로 고객별 맞춤화된 가격, 쇼핑 경험,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사물 인터넷을 통해 퍼스널 마케팅이 한 단계 더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 업계에서 UBI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 세계 80개 이상의 보험사가 UBI 자동차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UBI는 자동차 보험 외 영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건강 보험사가 가입자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식이다. 미국 건강보험사 휴마나, 시그나는 핏빗과 같은 운동량 측정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대쉬(Dash)라는 사물인터넷 기기를 활용해 쇼핑 리스트를 기억하는 불편함을 줄여주고 있다. 아마존은 대쉬를 온라인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 가입자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는 막대 모양의 작은 기기에 대고 필요 물건 이름을 말하거나 바코드를 스캔할 수 있다. 해당 정보는 와이파이를 통해 사용자의 아마존 계정으로 연계돼 가입자는 노트북 또는 태블릿으로 쇼핑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구매 버튼을 누리기만 하면 다음날 아침 신선한 식료품이 집으로 배송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매장 내 쇼핑을 돕기 위해 사물인터넷을 활용중이다. 애플의 아이비콘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실내 위치를 인식하고 위치에 맞는 정보를 푸시 알림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이미 실내 위치기반 서비스 도입을 시작했다. 중국 인타이 백화점은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매장 경험을 개선 중이다. 항저우 시의 한 쇼핑몰에 실내 측위 장비를 400개 이상 설치했다. 이 기기를 통해 매장에 들어온 고객을 감지하고 고객의 스마트폰에 세일 정보를 보내준다.
최 책임연구원은 "사물인터넷의 마케팅 적용은 아직 초기로 향후 확산 속도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QR코드,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이 마케팅에 접목되기 시작할 때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이후 성과는 기대에
최 연구원은 "사물 인터넷을 이용한 마케팅의 확산 속도는 고객가치, 고객비용, 기업운영비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적은 고객 비용 및 기업 비용으로 큰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빠른 확산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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