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3일(17:2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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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원에 달하는 고용노동부의 기금 전담운용기관 선정 작업이 막을 올린 가운데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간, 업체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달 중순 약 10조원의 산재보험기금 주간 운용사로 자산운용업체 한곳을 선정하고, 7조원 규모인 고용보험기금 주간 운용사로 증권업체 한곳을 선정한다는 공고를 냈다.
고용부는 우선 산재보험기금 운용을 맡는 자산운용사 4곳을 1차로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2차 심사를 진행해 최종 한곳을 선발할 계획이다. 고용보험기금 주간사 선정 역시 같은 방법으로진행해 1차 평가에서 우선 6개의 증권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들 운용사는 올해 7월 1일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4년간 해당 기금운용의 전권을 쥐게 된다.
이미 주간사 선정에 대한 공고가 나왔지만 운용자산의 규모와 상징성 때문에 업계간, 업체간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신경전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우선 1차 예선 통과를 두고 운용업계의 불만이 크다. 고용부 기금과 유사한 국토부 기금 주간사 선정 과정에서는 증권사 3곳, 운용사 3곳 등 동일한 숫자로 1차 예선을 통과한 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에 1차 예선전을 통과할 수 있는 운용사는 4개사, 증권사는 6개사로 증권업계가 2곳 더 많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산재보험기금 규모가 더 큰 데 오히려 1차 커트라인을 통과하는 운용사의 숫자는 증권업계보다 2곳이 적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5~6위권이 유력한 특정 증권사의 최고위층이 직접 뛰어서 선정기준을 바꿨다는 얘기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차 커트라인 통과가 당면 과제인 운용사 입장에서는 예선통과 기준에 극도로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고용부측은 평가 비중에 대한 불만은 각 업계나 각사 입장에서 나오는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고 평가 기준과 배점표 구성은 최대한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입장이다.
산재보험기금 운용을 맡을 운용사 평가 배점과 방법을 두고도 업체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평가는 재무안전성 20점, 운용자산 20점, 인적자원 30점, 운용성과 30점 등 배점기준으로 100점 만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재무안전성 부문에서는 영업용 순자본비율, 총자산 순이익율, 자기자본 비율 등이 평가항목이고 운용자산 부문에서는 총순자산 총액 3년 평균, 총 순자산 총액 3년 증가율, 유형별 순자산 분산도, 고용·산재보험기금 3년 평균 운용자산액 등이 포함돼 있다. 운용성과 부문에서는 위험조정성과와 성과 지속성이 평가 기준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인적자원 부문에 대한 평가다. 운용과 관련되거나 전담운용을 맡은 인원수, 업계경력을 가중한 인원수 등이 평가항목인데 순위에서 뒤쳐지는 회사는 사실상 선정되기 어렵다는 것.
한 운용사 임원은 "인적자원 숫자에 대한 배점이 30점으로 큰데다 인원수에서 작은 차이가 나더라도 점수차가 큰 점이 문제라고 본다"며 "일단 커트라인을 통과하기 위해 일부 업체가 무리하게 전담인력 숫자를 늘려 배치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다른 운용사의 임원은 "전담인력과 경력직원의 투입 규모는 주간사 선정에 대한 의지의 문제라고 본다"며 "해당 기준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또 2차 평가에서는 1차 평가점수를 고려하지 않고 다시 원점에서 평가를 시작한다는 점도 업체가 이견이 엇갈리는 사안이다.
[김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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