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어린이들은 세뱃돈 받는 재미에 푹 빠지기 마련이지만, 부모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수 도 있다. 자녀들의 세뱃돈을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고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부 부모는 자녀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통장을 만들어 용돈 관리를 도와주거나 아예 주식을 사서 선물하기도 한다. 세뱃돈으로 10~20년 후에도 오를만한 우량주를 대신 골라주는 것이다. 이 투자금은 훗날 자녀가 대학에 갈 때쯤이면 대학 등록금이나 결혼자금 등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일반적인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세뱃돈을 통장에 마냥 넣어두자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어서 오히려 손해만 보게 될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주식을 직접 고르자니 이는 더욱 자신이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모들에게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어린이펀드에 가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세뱃돈을 시작으로 자녀에게 적립식 장기 투자를 경험하게 하며 돈 불리는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린이펀드, 3년 수익률 상위 5개 상품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린 어린이펀드는 50%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1(주식)(A)'다.
지난 2011년에 설정된 이 펀드의 3년 수익률은 48.02%(13일 기준). 대형주 44.06%, 중형주 33.77%, 소형주 22.17% 비율로 투자하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자1(주식)종류A'가 3년 수익률 31.47%를 달성해 2위를 차지했다.
2007년 설정된 이 펀드는 중국과 인도 증시에 상장된 종목에 주로 투자를 한다. 최근 중국 증시가'후강퉁'효과에 힘입어 크게 뛰면서 펀드 역시 관련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마이다스백년대계어린이적립식(주식)C 5'는 어린이펀드 중 유일한 배당주식형 상품으로 최근 3년간 18.69%의 수익률을 달성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마이다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 중 배당수익률이 높고 재무구조가 건전한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며 "최근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고 투자자들이 고배당주를 적극 사들이면서 수익률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주니어경제박사[주식](종류C 1)'는 저평가된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대표적인 어린이펀드다. 지난 2005년 설정됐으며 주류나 도박, 담배 등의 기업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14.19%를 기록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적립식 1(주식)(A)의 경우 대표 대형주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와 유사한 전략으로 운용, 3년간 14.19%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적립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저가 매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자녀 경제교육 뿐 아니라 절세 효과까지 '1석2조'
어린이펀드는 가입자에 따른 분류일 뿐 운용방식은 운용 방식은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대신 부모가 미성년자인 자녀의 이름으로 가입한 펀드인만큼 어린 자녀를 대상으로 경제교육, 해외 캠프와 같은 부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운용이나 판매 보수에서 일정 부분을 적립해 가입한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실이나 해외 탐방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경제블로그를 운영, 가입한 펀드에 대한 자산운용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펀드는 증여로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현행 세법상 만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에게는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사전 증여할 수 있다. 여기다 적립식펀드는 현재 가치로 증여 가액을 산출하는 만큼 향후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자산운용사별로 증여세 무료신고 연계대행 서비스 이용 또한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어린이펀드의 경우 단기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6개월이나 1년 등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3년이나 5년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린이펀드는 아이를 키우듯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수익률 확인도 1년에 설이나 추석 등 두 차례 정도 자녀와 함께 확인해 경제 교육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