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 기준이 되는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7년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지방 혁신도시 등의 개발호재와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로, 이에 따른 토지 소유주들의 세금 부담은 지난해보다 평균 4~6% 더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1일을 기준으로 전국 표준지 50만필지의 공시지가를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4.1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영향으로 땅값이 떨어졌던 지난 2009년 이후 상승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수도권이 3.55% 올라 전국 평균을 밑돈 반면 지방 시·군은 6.03%, 인천을 뺀 광역시는 5.35%씩 뛰어 지방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각종 개발사업이 집중된 세종시가 15.5%로 전국 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권대철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정부 및 공공기관이 옮겨가면서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돼 토지수요가 증가한 것이 지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된 영향으로 전남 나주의 평균 공시지가도 26.96% 올라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를 포함해 대구 동구, 진주, 부산 남구 등 전국 10곳의 혁신도시 공시지가는 같은기간 29.28% 뛰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서울 삼성동 소재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 공시지가는 1㎡당 2580만원으로 작년보다 32.4% 뛰었다. 현재 대부분 주거지역인 부지 용도가 향후 상업지역으로 변경되고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확정되는 내후년께에는 올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도 잇따른 안전논란에도 불구하고 1㎡당 공시지가가 3600만원으로 6.5% 올라 같은기간 송파구 평균 상승률(3.5%)을 뛰어넘었다.
명동과 가로수길 등 인기 상권이 실력을 발휘하고 제2롯데월드와 위례신도시 등 개발사업이 이어진 서울이 4.3% 올라 전국 평균(4.14%)을 간신히 넘었다. 올해로 12년 연속 전국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한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는 지난해 3.3㎡당 2억5410만원에서 올해 2억6631만원으로 이 기간 4.8% 올랐다.
강남 인기 지역의 땅값 상승세도 뚜렷해 서초구 소재 강남역 10번출구 옛 뉴욕제과 부지 공시지가는 3.3㎡당 2억원으로 1년새 19%나 뛰었다. 강남구 최고 지가를 자랑하는 글라스타워 빌딩 부지는 이 기간 3.3㎡당 1억6137만원에서 1억8810만원으로 역시 16% 올랐다. 이를 포함한 서초구와 강남구 공시지가는 각각 작년보다 5.9%, 5.4% 올라 서울 평균을 상회했다.
이밖에 가로수길이 있는 신사가 15.5%, 경리단길을 품고 있는 이태원과 홍대가 각각 10.2%와 6.6%씩 뛰었다.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1㎡당 1만원 이상~10만원 미만이 17만7976필지(35.6%)로 가장 많았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 또는 해당
[김태성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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