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23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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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대 회사채가 사라져 간다’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 시장에 3%대 금리를 주는 물건을 찾기 어려워졌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기관들 투자 수요가 A급까지 확산되면서 A급 회사채들도 2% 금리가 정착되는 양상이다.
23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최근까지 발행됐거나 오는 26일까지 발행될 예정인 회사채 54개 종목 가운데 80% 이상(44개 종목)이 2%대에서 발행됐다. 발행금리가 3% 이상을 기록한 것은 10개 종목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당수 A급 회사채들도 2% 중후반대에서 발행되고 있다. 올해 들어 발행된 A급 채권은 총 18개 종목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11개 채권이 2%에 발행됐다.
신용등급 A+급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말 3년물 1000억원 회사채를 2.550%에 발행했고, A급인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초 3년만기 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2.678%에 찍었다.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해 미달 기록을 냈던 한화케미칼(A+급)도 이달 초 3년물 1000억원 회사채를 2.747%에 발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A+급)은 올해 초 5년물 회사채를 2.633%에 발행해 장기물로 3% 벽을 깼다. LS전선(A+급)도 지난 11일 5년물 회사채(400억원)를 2.942%에 발행했다.
최근에는 A-급에서도 발행금리 2% 시대가 열렸다. 대한제당(A-급)이 지난 1월 3년만기 200억원 회사채를 2.766%에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에는 같은 신용등급인 크라운제과가 3년물 200억원 회사채를 2.79%에 발행한다.
최근 AA급 이상 회사채가 2% 초중반에서 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A급과 AA급간 금리 차는 사실상 크지 않다.
이는 지난 2013년 말 동양사태 직후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현상이다. 동양사태 이후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AA급 이상 우량물 채권에만 투자하면서 A급 이하 회사채는 신용경색에 시달렸다.
이후 AA급 회사채 금리가 국고채 금리 수준까지 하락하자 역마진에 시달리던 기관들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상대 금리가 높은 A급 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최근 A급 회사채 발행금리까지 2%대로 하락하면서 기관들은 고민이 커졌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회사채를 대체할 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예상되지만, 투자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도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기관들 투자수요 덕에 A급 회사채는 당분간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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