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금배당을 결정한 상장기업 수와 배당금이 2013년보다 각각 10%, 2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 영향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기업은 714개로 배당금은 14조1429억원에 달했다. 2013년 현금배당 공시를 낸 기업이 650개 회사, 배당금이 10조9398억원이었던 점에 비교하면 각각 9.8%, 29.3% 늘어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배당공시 법인은 355개로 2013년 349개 회사보다 6개 늘었다. 특히 배당금 총액이 13조3075억원으로 2013년 10조3244억원보다 28.9%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시장 배당공시 법인과 배당금 총액도 359개 회사, 8354억원으로 2013년 (301개 회사, 6154억원)과 비교해 각각 19.3%, 35.7%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3년과 작년 모두 배당을 결정한 기업 중 상당수가 배당 규모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증권 상장사 319곳 가운데 150개 회사가, 코스닥 상장사 298곳 중에서 161개 회사가 배당금 규모를 늘렸다. 각각 전체의 47%, 54%에 해당하는 수치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배당금을 가장 크게 늘린 기업은 삼성증권으로 전년보다 536.8%나 급증했다. 현대산업개발(500%) 한국전력공사·엔씨소프트(472.4%) 유나이티드(319%) 보락(250%) 동아에스티(214.3%) 등이 뒤를 이었다. 2013년엔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엔 실시한 유가증권 상장사도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두산건설 등 34개에 달했다. 반면 S-Oil(-99.9%) 성문전자(-95.6%) 이수화학(-77.8%) 한라홀딩스(-75.0%) 한일철강(-62.5%) 등은 지난해 배당을 2013년보다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1167.5%)의 전년 대비 배당 증가율이 가장 컸다. 제일테크노스(772.8%) 엠에스오토텍(382.9%) 티씨케이(242.9%) 서호전기(201.4%) 엠씨넥스(200%) 등도 배당 증가율이 높았다. 새롭게 현금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로엔 슈피겐코리아 창해에탄올 CJ프레시웨이 등 61개 회사였다. 다만 아이디스홀딩스·하림홀딩스(-87.6%) 휴맥스홀딩스(-74.3%) 세코닉스(-65.2%) 코리아에스이(-62.5%) 등은 2014년 배당을 전년보다 떨어뜨렸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대형법인의 배당금이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작년대비 배당을 증가한 법인이 대형 45개사, 소형 53개사였다. 이중 대형법인 45개사의 배당총액이 8조8085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배당금 총액의 69.8%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작년대비 배당을 증가한 법인이 대형 33개사, 소형 62개사였다. 대형법인 33개사의 배당총액이 3434억원으로 코스닥시장 배당금 총액의 45.2%를 차지했다.
실제로 매일경제신문이 주요 대기업 그룹의 2014년 배당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기업이 전년보다 10~50%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13개 상장사가 3조9813억원을 배당해 전년(2조8132억원)보다 41.52% 확대했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삼성전자(40.5%) 삼성생명(109.5%) 호텔신라(132.5%) 등 대부분 계열사가 배당을 늘렸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현대자동차 등 8개 계열상장사의 배당금이 1조7536억원에 달해 2013년(1조1933억원)보다 46.95% 늘어났다. 현대자동차(52.9%) 기아자동차(42.5%) 현대모비스(
SK그룹(8개 회사·31.60%) LG그룹(9개 회사·33.82%) 롯데그룹(2개 회사·18.97%) GS그룹(4개 회사·12.49%) 두산그룹(3개 회사·55.94%) 한화그룹(4개 회사·30.17%) 등도 2014년 배당을 전년보다 대폭 늘렸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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