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물류·해운업체 대우로지스틱스의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대폭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잠재 인수 후보들에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하는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블루오션기업재무안정제1호사모펀드(이하 블루오션 PEF)'와 매각주간사 CIMB증권은 국내외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 발송에 나섰다. 매각 측이 밝힌 매각 대상은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85%다. 배포 대상은 미리 인수 의사를 타진해 온 국내외 물류·유통기업 등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관들로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측은 4월 중순 예비입찰과 5월 중순 본입찰을 거쳐 6월 중에는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CJ그룹과 함께 대우로지스틱스의 최대 고객사인 포스코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중견 물류기업들과 한앤컴퍼니 등 일부 사모펀드(PEF)들도 후보군에 꼽힌다.
무엇보다 대우로지스틱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일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지난해 재무제표에서 대우로지스틱스는 매출 6055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보다 40%와 490% 급증한 수치다. 회사의 현금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300억원대에 달한다. 2011년 블루오션 PEF에 인수됐을 당시 매출 3000억원대 초반에 영업이익도 적자였던 것에 비하면 '환골탈태'한 셈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대우로지스틱스의 최대 고객사로 전체 회사 매출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포스코가 인수전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안정적인 물류 기반이 중요한데 다른 곳에 매각될 경우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09년 해운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검토했지만 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대신 1200억원에 대우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블루오션 PEF에 산업은행(당시 정책금융공사, 61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30억원을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출자해 끈을 놓지 않았다. 이후 대형 장기운송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대우로지스틱스 실적 개선의 근간이 됐다.
시장에서는 대우로지스틱스 매각가가 지분 100% 기준으로 동종 업계 평균 수준인 EBITDA 기준 12~13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약 1500억원의 차입금 등을 감안
대우로지스틱스는 1999년 옛 대우그룹 물류사업부 분사 후 종업원 주주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경영 상황이 다시 악화돼 2009년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이후 2011년 블루오션 PEF에 인수된 후 경영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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