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의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일동제약은 20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에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을 재선임하는 등 이사·감사 선임건을 통과시켰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오른쪽)이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일동제약 강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
2대 주주(지분율 29.36%)인 녹십자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은 일동제약 측 후보의 선임 안건이 먼저 원안 가결돼 자연스럽게 폐기됐으며, 감사 후보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일동제약이 과반의 반대의결권을 확보해 표결 없이 부결됐다.
다만 녹십자가 투자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위한 주주로서의 적법한 권리 행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경영권 이슈가 불거질 여지는 남아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의결 결과는 주주 다수의 의견이므로 겸허히 수용한다"며 "녹십자는 2대 주주로서 일동제약의 기업 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주총도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40여 분 만에 끝났다. 당초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원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주총장 내에서는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김 고문이 지난해 한국전력 용지 매입 당시 기아차 사외이사로 근무하며서 경영진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회사 측 입장대로 안건이 통과된 것은 연기금 등 주요 주주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회사 측 입장에 반대하는 결과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임기가 3년 연장됐다.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날 허목영 기아차 우리사주 조합장은 주총 중 노사관계 안정과 생산성 향상 극대화 등을 위해 올해 임금협상 시 무상주 지급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쇼핑 주총에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전체 참석 주주의 전원 동의로 통과됐다. 올해 나이 93세인 신 총괄회장은 현재 롯데쇼핑 외 호텔롯데, 롯데제과 등 8개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주총 안건 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서스틴베스트와 대신경제연구소는 신 총괄회장이 그룹 내 다수 계열사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며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낼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일 열린 주총에서 지난 3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대로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와 우선주를 500원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발행주식 수는 보통주가 기존 584만5849주에서 5845만8490주로 늘어났다.
SPC그룹 계열사인 삼립식품은 20일 주총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와 차남인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를 등기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두 전무는 각각 2005년과 2007년에 SPC그룹에 입사했으며 작년 나란히 전무로 승진했다.
삼립식품은 SPC그룹의 모태이자 유일한 상장사로 두 전무는 그동안 이 회사 지분만 보유한 채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SPC그룹 관계자는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대주주의 경영 참여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두 전무는 삼립식품 등기이사로만 등재됐으며 현재로서는 특별한 보직이나 직책을 맡을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등 계열사 2곳의 등기
20일 모두 409개 상장사가 일제히 주총을 열었다. 지난 13일에 이어 '2차 슈퍼 주총데이'인 이날 주총을 개최한 12월 결산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284개, 코스닥시장 177개, 코넥스시장 3개 등 모두 409개에 달했다.
[윤원섭 기자 / 오수현 기자 / 이동인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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