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동제약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일동제약) |
이들은 모두 일동제약 이사회 측이 추천한 후보들로, 2대주주 녹십자 측이 제안했던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안은 부결됐다. 앞서 녹십자는 2대주주로써 허재회 전 녹십자 대표(현 송암메디칼 고문)와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각각 일동제약의 사외이사와 감사로 신규 선임을 제안해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날 주총에는 전체 의결권 주식 2389만여주의 89.2%인 2132만여주가 참석했다. 일동제약은 이 중 과반수의 의결권을 확보, 회사 측의 원안대로 가결시켰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 속 어느 편에 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피델리티(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는 결국 일동제약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예탁결제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피델리티를 포함한 외국인 주주 100%가 일동제약 추천 인사에 찬성을 표했다”며 “녹십자 측의 인사를 찬성한 주주는 녹십자를 제외하고는 0.5%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주총은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을 두고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표 대결을 벌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다소 싱겁게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일동제약 측이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한 데다가 녹십자가 “주주 다수의 의견인만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안건은 표결없이 일동제약 측 원안대로 처리됐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해줬다”면서 “일동제약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전략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녹십자와 서로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2월 녹십자의 주주제안으로 불거진 양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은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녹십자가 앞으로도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주총에 참석한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는 이번 주총에서 상법으로 정해진 주주의 권리를 행사했다”면서 “앞으로도 녹십자는 2대주주로서 일동제약의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해 권리 행사를 지속하겠다”고 말해 경영권 참여 여지를 남겨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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