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분석 / 코넥스 ◆
VC들은 출범 이후 코넥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일부 VC 대표들은 본인들이 투자한 기업이 코넥스에 상장하는 것을 만류하기까지 했다.
이 대표는 "시장이 개설될 때만 해도 코넥스시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봤다"면서도 "최근에는 코스닥 이전 상장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하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어 코넥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코스닥 이전 상장 가능성이 있는 경쟁력 있는 종목들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코넥스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코넥스시장이 처음 개설된 2013년에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 1월에는 2배 수준인 8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이달(20일까지 기준)에는 1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라한 거래 규모 때문에 질타를 받던 코넥스시장이 환골탈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부터 뚜렷해지고 있다. 거래대금과 거래 형성 종목 수, 거래 형성률 등이 일제히 늘어나는 추세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5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81만1000주와 51억원으로 2013년 7월 시장 개설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1조863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거래 종목 수도 지난 11일 56개로 최대 기록을 세웠다.
연초부터 탄력을 받던 코넥스시장이 이달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 전후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그동안 기대감만 무성할 뿐 실현되지 못했던 개인예탁금 한도 하향 조정 등이 이번에야말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 부장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주가도 좋아 연초부터 코넥스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3월 들어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외면받던 코넥스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도 들어오고 있다. 코넥스 시가총액 3위 기업인 엘앤케이바이오메드에 미국 VC인 팰로앨토인베스터와 블루런벤처스가 투자했다. 지난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메디아나와 하이로닉도 팰로앨토인베스터에서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다.
한국 투자를 맡고 있는 찰스 조 팰로앨토인베스터 투자총괄책임자는 "코넥스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경쟁력 대비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어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코넥스에 상장된 다른 기업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 인식도 달라지면서 이달에만 비엔디생활건강과 현성바이탈 등 2개 회사가 코넥스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이전 상장한 기업들 주가 흐름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으로 옮긴 6개 기업 가운데 아진엑스텍을 제외한 모든 회사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코넥스 거래대금 상위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도 가파르다. 1위인 엔지켐생명과학은 상장일 당시 최초 평가가격인 5110원보다 515% 오른 3만1450원(24일 종가 기준)이고 2위인 아이진은 5180원에서 185%가량 오른 1만4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코넥스에는 총 71개 회사가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올해 8개 업체가 코스닥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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