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6일(16:4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발전모델이 한계에 부딪쳤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글로벌 디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고, 미국이 QE4(4차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리처드 던컨 매크로워치 애널리스트 |
던컨은 26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5년 CFA코리아-대신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양적완화(달러를 풀어 경기부양)에 힘입어 힘겨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한계에 부딪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저축-투자 모델에서 대출-소비 모델로 바뀐 미국 경제가 민간부문의 실물 경제성장이 신용의 성장세를 더이상 쫓아가지 못할 경우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풍부한 유동성이 미국 증시를 상승 추세로 유지시키고 있지만 아직 경제 펀더멘털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며 “둘 사이 성장세의 격차가 극도로 벌어지는 순간 금융시장의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던컨은 “미국이 중국의 과잉 공급을 계속 흡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최근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위험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국내 소비진작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현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과 농촌지역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 소비진작이 가능할 정도로 임금이 빠르게 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이 향후 5년 이내 버블 붕괴를 겪을 위험이 있다”며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국 금융산업이 아프리카 우간다 수준인 세계 80위 수준인 데에는 정부 규제도 있지만 업계의 잘못도 상당 부분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조선, 정유, 화학, 자동차 등은 세계 5위권 수준으로 발전해 왔지만 금융은 그렇지 못하다"며 "증권사에서 과감하게 매도 리포트를 내지 못하고 임원들이 투자자 보호를 회사의 영업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자세가 없었기 때문에 단기 투기성이 강하고 성과지향적인 자본시장이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매도 리포트'를 적극 발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매도 리포트를 발행하면 기업이 애널리스트에게나 기업금융(IB) 쪽에 전화해 해당 회사의 기업공개(IPO)나 인수ㆍ합병(M&A)을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는 한다"며 "애널리스트가 과감하게 매도 리포트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산업정책, 법, 제도와 업계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금융 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며 "정부도 규제일변도의 규제 정책을 집행하고 업계도 투자자보호 등의 중요한 문제를 등한시한다면 금융 산업도 20~30년 후에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