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월지급식 상품이 본격적인 관심을 끌었던 2011년과 2012년 많이 팔렸던 하이일드 펀드나 브라질국채 신탁 상품의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자·배당·리츠 등 다양한 고정적인 수익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인컴(Income)'형 펀드나 랩어카운트 등을 중심으로 월지급식 상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월지급식 펀드에서 88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3370억원, 최근 2년 동안 7879억원의 설정액이 줄었다.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한국에서 월지급식 펀드가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많이 팔린 월지급식 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알 수 있다. 2010년 말 국내 처음 출시돼 현재 설정잔액 기준 4000억원가량 판매된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8%에 불과하다. 2012년과 2013년엔 성과가 괜찮았지만 이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하이일드(신용등급 BB+ 이하 회사채)' 수익률이 지난해부터 나빠졌기 때문이다.
2011~2012년 사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을 중심으로 많이 팔린 브라질국채 월지급식 신탁 상품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월지급식 ELS 역시 마찬가지다. ELS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월지급식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거나 정체된 상태다. 매일경제신문이 대우 NH 한국 신한 현대 등 5개 주요 ELS 발행 증권사 자료를 종합한 결과 월별 ELS 전체 발행액 가운데 월지급식 상품 비중은 2012년 12.5%에서 2013년 12.9%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10.8%까지 비중이 낮아졌고, 올해도 3월 말까지 11.6%에 불과하다.
최영식 신한금융투자 OTC부장은 "기본적으로 월지급식 ELS가 평균 제시 수익률이 1% 정도 낮다"며 "발행사 입장에서는 매달 수익금을 나눠줘야 하는 부담이 있고, 수익률이 낮다보니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1%대 초저금리를 맞아 국내에서도 월지급식 상품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은 장기로 투자해야 하고, 연금이나 생활자금으로 꾸준히 안정적으로 받아야 하는 만큼 특정 국가 채권이나 고위험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고정 수익 자산에 분산하는 인컴형
실제 '슈로더월지급아시안에셋인컴'(11.8%) 등 인컴형 펀드 수익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월지급식' 펀드는 연초 이후 3개월 만에 4.9%, 최근 1년 7.3%, 2년 25.6% 3년 34.1% 등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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