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가 출자한 프론티어 PEF와 보고펀드 측은 아이스텀 측에 지분 인수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보고-프론티어 펀드 측은 지난해 말 아이스텀 보유 지분 31.4%를 약 15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고 대주주 승인심사가 길어지면서 지난달 초 한 차례 계약을 연장했다.
당초 KKR는 지난해 4월 아이스텀 측과 지분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인수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해외 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우회인수 논란에 휩싸이며 금융당국이 대주주 승인심사를 내주지 않자 어려움에 처했다.
이때 국내 대표 토종펀드인 보고펀드가 손을 내밀었고 양측이 공동인수에 전격 합의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정치권과 여론을 의식해 KKR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둬들이지 않았고 결국 대주주 변경승인을 위한 증권선물위원회 정식안건으로도 한 번 상정되지 못한 채 지난달 30일 한토신 정기주총을 맞았다.
주총 표대결에서 아이스텀 측이 MK전자 측에 과반수 이사를 내줘 경영권을 잃게 되면서 KKR 보고펀드의 한토신 인수작업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전 세계 운용자산(AUM) 규모가 1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로서는 한국의 매출 1000억원대 회사를 인수하려다 실패했다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한편에선 외국계 자본에 대한 차별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지난해 4월 KKR의 인수소식 이후 한토신의 주가는 2배 이상 올랐다가 최근 아이스텀의 주총 표대결 패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한토신의 실적이 개선되고 사업 전망도 좋은 만큼 주가도 조만간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KKR와 보고펀드가 한토신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국내 최대 부동산 신탁 개발 회사로 진입장벽이 높
지난해 한토신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432억원, 영업이익은 807억원, 당기순이익은 5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면에서 2위 한국자산신탁(568억원)과 3위인 KB부동산신탁(507억원)을 합쳐 놓은 것보다 컸다.
[강두순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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