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것은 당초 본격 개발 협상이 진행되면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공공기여 방법·규모 등을 두고 논쟁을 벌일 것이라던 전망과 달리 서울시와 강남구 싸움이 먼저 시작됐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한전 용지 매각공고 당시 감정가인 3조3346억원의 40%인 약 1조3000억원을 공공기여 최소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지난 1월 현대차그룹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약 1조원 기여 방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해윤 서울시 동남권MICE추진단장은 지난 6일 "교통대책이나 공공기여 부분 준비가 미흡해 현대차에 보완을 요청했다"며 "현대차가 계획을 보완해 오면 관련 부서와 협의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용적률 250%인 땅을 800%까지 올려주는 대가로 현대차가 공공기여를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행 도시개발 관련 법규에 정해진 사항이어서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현대차가 현금으로 공공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강남구는 현대차가 납부하는 공공기여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적으로 잠실운동장 리모델링(2000억원 소요 추정)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강남구 소재 한전 용지·코엑스 등을 포함한 지구단위계획을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원까지 확대하는 도시계획안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안은 8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강남구는 바로 이 대목을 문제 삼고 있다. 최주학 강남구 도시계획과장은 "공공기여는 관계법령에 따라 지구단위계획구역이나 자치구 내 취약한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아셈로 지하주차장 조성 등을 예시로 들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젯밥에만 관심을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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