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300억원짜리 중소기업이 단돈 1만원에 매각됐다. 키코(KIKO) 사태에다 다국적기업과 소송전으로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20여 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대주주 측이 경영권을 내놓은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백산OPC는 대주주인 김상화 회장 측이 보유 지분 41.02%를 모건산업에 1만원에 매각한다고 8일 공시했다. 김 회장은 1996년 백산OPC를 인수한 뒤 프린터 핵심 부품인 OPC드럼 생산에 주력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OPC드럼은 레이저프린터에서 잉크젯프린터 토너 기능을 하는 고부가가치 부품이다.
그 결과 백산OPC는 우량기술기업(기술신용보증기금), 최우수벤처기업(과학기술부) 등에 잇달아 선정되고 대한민국 지역혁신 선도기업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우량 중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화값이 폭락하면서 키코 손실 규모가 218억원에 달했고, 이 여파로 최근 수년간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2013년 일본 캐논이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패소하며 이자 포함 배상액 200억여 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현재 2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후 회사 실적도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2010년 5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외부 악재로 본업인 프린터부품 영업까지 위축되면서 매출액도 2010년 673억원에서 지난해 338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결국 김 회장 측은 시가 기준 123억원에 이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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