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2050선을 넘어서면서 3년8개월 만에 박스권 상단인 21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여전히 최근 3년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의 대부분은 특정 그룹주에 투자하는 테마형 펀드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펀드는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불과 3~4년 전만 해도 대표 펀드로 육성하겠다며 투자자들에게 추천했던 상품이어서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0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523개의 최근 3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256개(48.9%)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3년 전 1997.08에서 지난 9일 기준 현재 2058.87로 3.1%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펀드매니저들의 포트폴리오 운용 역량은 기대 이하 수준으로 평가할 만하다.
최근 3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256개 펀드 가운데서도 56개는 수익률이 -10% 이하였다. 가장 성과가 나쁜 펀드는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 펀드로 최근 3년 -21.03%, 최근 2년 -10.54%, 최근 1년 -10.72%로 꾸준히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삼성·현대차·LG·SK·CJ그룹주를 주로 담고 있는데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높은 삼성그룹주와 현대차그룹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이 마이너스 수익률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16.84%), '현대현대그룹플러스'(-16.51%) 등 현대차그룹주 펀드와 '한국투자삼성그룹'(-15.24%),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2.55%) 등 삼성그룹주 펀드의 투자 성과도 대부분 저조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테마나 업종에 치중된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리스크가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종목 구성 자체가 한정돼 있는 만큼, 굳이 액티브 펀드로 더 많은 운용 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이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고르는 게 낫다는 지적이
'프랭클린그로스' 펀드도 최근 3년 -20.81%로 성과가 매우 저조했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은 그로스펀드뿐만 아니라 '베스트초이스'(-13.79%), '파워리서치'(-13.54%) 등 국내 주식형 펀드 대다수가 수익률이 부진해 포트폴리오 구성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제기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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