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인 중국교통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에서 결제된 자금이 2687억위안(약 47조원)이었는데 이 중 국내에 개설된 청산결제은행 계좌로 거래된 자금은 396억위안(약 7조원)으로 15%에 불과했다. 나머지 자금은 홍콩의 청산결제은행 계좌를 통해 거래된 것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생기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많은 자금이 여전히 홍콩을 통해 결제되고 있다. 국내에 축적돼야 할 위안화 자금이 홍콩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남광혁 중국교통은행 서울지점장은 "국내 금융사가 여전히 홍콩의 청산결제은행 계좌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위안화 역외 허브로서의 주도권을 홍콩에 영영 뺏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교통은행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은행이 국내 계좌를 자율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한·중 양국 정상 간 합의로 국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서 중국 교통은행이 국내 원·위안화 자금을 중개하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됐다. 아직까지 기업의 무역 결제가 미미해 현재는 은행 간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A은행 딜러가 B은행에 위안화 매매 거래를 하고, B은행이 C은행과
중국 교통은행은 국내 은행들이 여전히 홍콩의 청산결제은행 계좌를 주거래 계좌로 사용하면서 국내 시장에 위안화 예금이 축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제 시차에 따른 신용 공여 부담이 커져 리스크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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