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후 30분` ATM 고액인출 제한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5월 11일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300만원 이상 입금 때 인출 가능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30분으로 늦추기로 했다. 대포통장을 이용한 금융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대포통장 근절 현장전문가 집중 토론회'에서 김갑수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차장은 "대포통장으로 거액이 인출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300만원 이상 입금액에 대해서는 30분 이후에 인출 가능하도록 정했다"며 "풍선 효과를 막으려면 다른 은행도 이 같은 조치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4개 주요 시중은행이 1년 이상 장기 미사용 계좌의 ATM 인출 한도를 7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이런 조치를 모든 계좌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기동 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은 "신규 통장에 대해서도 1일 출금 한도를 100만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며 "그래야 대포통장을 매매할 유인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최근 신규 통장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많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창구에서 신규 대포통장 개설을 아무리 막는다고 해도 인터넷뱅킹을 통해 중간 계좌로 활용되면 소용이 없다"며 "ATM 인출뿐 아니라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의 인출 한도도 같이 낮춰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 국민적으로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만들어주거나 양도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기동 소장은 "대포통장을 양도한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로 본인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자각이 없다"며 "본인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