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물량이 줄어들면서 새로 짓는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일부가 완판되는 등 지난해 말 이후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일부 중대형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중심 축이 중소형으로 옮겨지면서 일부 고질적으로 팔리지 않는 중형·대형 아파트들이 이른바 '떨이판매'에까지 나서고 있다.
전용면적 84~199㎡형으로 구성된 경기 용인의 '신동백롯데캐슬 에코'는 계약금 5%만 내면 즉시 입주 가능·중도금(50%)과 잔금(25%) 2년간 유예·대출이자 전액 지원 등으로 실입주금이 1억30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걸었다. 일정 기간 전세 형식으로 살아보고 분양 여부를 결정하는 소위 '애프터리빙(after-living)제'를 내걸며 TV홈쇼핑 광고를 했던 경기 일산의 '위시티블루밍'도 전용 157~206㎡형에 한해 분양가 대비 25~30%를 할인해 주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2000만여 원 상당의 가구 풀 옵션 조건도 내밀었다. 경기 파주 소재 '신안실크밸리'는 총 977가구 가운데 미분양으로 남은 전용 187㎡형 가구를 37% 할인된 3.3㎡당 600만원 선에 내놓기도 했다.
전용 85㎡ 이상 중대형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가 증가하고 미분양 물량도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양 열기가 중대형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대형 아파트 매매는 2012년 7만5533건, 2013년 8만7292건, 2014년 11만2208건으로 1.5배 정도 거래량이 늘었다. 전용 85㎡ 초과 미분양 물량은 작년 1월 1만2320가구로 작년 12월(1만3395가구)에 비해 1075가구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는 1083가구 줄어든 1만1237가구를 기록한 상태다. 수치로만 보면 중대형의 부활이라고 할 만하다. 4월 초순 GS건설이 분양한 경기 하남 중대형 단지 '미사강변 리버뷰자이'는 전용 91~132㎡ 497가구 모집에 1만1870명이 몰려 23.88대1에 달하는 평균경쟁률을 보였을 정도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 전반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할인판매를 해도 분양가가 수억 원 수준인 데다 가구원 수가 줄면서 중대형 추세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중소형 선호 추세가 강해져 건설사들도 중대형 공급을 줄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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