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가 24일 오후 열린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애초 취업심사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 내정자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접촉한 금융업계 인사 중 한명으로 거론되면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김 내정자는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신청 직전인 2013년 9월 성 전 회장을 만났고, 이후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에 5200억원정도를 지원해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취업심사는 큰 무리없이 통과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김 내정자가 2011~2014년 이끌었던 수출입은행과 앞으로 맡게 될 농협금융 사이에 전관예우 문제를 일으킬 직무적 연관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취업심사는 퇴직공직자가 이전에 근무한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재무부와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을 넘나든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을 이끌 적임자라는 일각의 평가도 통과 쪽에 힘을 실어 준다.
농협금융은 심사 통과를 낙관하고 새 회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날짜를 오는 27일로 잡았다.
하지만 ‘경남기업 대출특혜 의혹’의 불똥이 튀면서 취업심사 통과 여부는 안갯속으로 빠져든 형국이다.
김 내정자가 행장으로 있던 수출입은행이 담보를 포함해 경남기업에 지원한 돈이 채권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데다가 ‘성완종 다이어리’에 그의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부실화한 경남기업 지원과정에서 채권은행들에 대한 금융감독원 간부들의 외압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까지 나왔다.
공직자윤리위가 직무 연관성 여부만 따지기가 한층 부담스러워진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윤리위가 재취업 심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심사만 하고 안건을 보류하거나 심사 자체를 아예 미룰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심사가 보류되거나 불승인 결론이 날 경우 농협금융은 새로운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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