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분석 / 장외시장 ◆
게임과 바이오, 모바일 서비스, 화장품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성장성이 높은 업종들이 주목을 받으며 밸류에이션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을 선언한 게임업체 더블유게임즈는 28일 장외시장에서 주당 450만원에 거래되며 장외시장 '황제주'로 군림했다.
사설 장외 거래 사이트에서 지난 9일까지만 해도 300만원을 밑돌던 주가가 한 달도 안 돼 450만원까지 치솟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카지노 게임인 '더블유카지노'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713억원에 영업이익 293억원, 당기순이익 279억원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지노 게임이라는 이유로 국내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회사를 직접 방문해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시키면서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업체인 옐로모바일도 사설 사이트에서 주당 35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285만원이던 주가는 한 달 사이 약 25% 상승했다. 옐로모바일은 상장 주간사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상장 준비 움직임이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비상장 주식을 구해 달라는 고객들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인 액션스퀘어 주식이 최근 한 대형 증권사 PB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에게 매각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 주식 일부도 유진투자증권을 거쳐 일반인들 손에 들어갔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액션스퀘어나 더블유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게임업체 주식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상장사에 투자해 성공한 사례들을 본 일반투자자들이 상장 예정 기업의 비상장 주식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체들 몸값도 만만치 않다. 손실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는 높게 형성돼 있다.
암 치료제 개발업체인 신라젠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42억원을 기록했지만 사설 사이트에서 3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항체신약 개발업체인 다이노나도 지난해 18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주가는 2만5500원에 달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을 가진 개인들이 상장 이후에 대박이 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장외에서 주식을 사고 있다"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게임·화장품·바이오 등 일부 업종으로 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장외시장 활성화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8월 우량 비상장 기업 주식을 거래하는 K-OTC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모든 비상장사 주식 거래가 가능한 K-OTCBB도 닻을 올렸다. 장외 거래를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취지에서다.
K-OTC에서 거래가 가능한 종목 수는 136개로 거래대금은 약 18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 목표를 발표한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2300원으로 지난해 8월 25일(8530원) 대비 약 44% 올랐다. 거래대금은 1억3145만원으로 상위 4위에 올라 있다.
K-OT
이날은 34개가 더 늘어난 137개가 됐다. 다만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해당 기업이 상장하지 못할 경우 매매가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강다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