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씨앤앰 대주주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씨앤앰이 보유한 SO 중 인수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강남, 서초, 구로, 용산, 동서울 등 5곳을 묶어 먼저 팔기로 결정했다.
씨앤앰은 서울·경기지역에 총 17개 SO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핵심 SO들을 묶어 팔기로 결정한 것이다. 매각가는 최소 5000억원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CI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맥쿼리, 미래에셋, 이민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회장 등이 공동으로 투자한 특수목적회사(SPC)다. IB업계 관계자는 "해당 지역 가입자만 70만명으로 가입자당 매출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알짜배기"라고 말했다.
KCI는 당초 씨앤앰을 통째로 팔려고 했으나 인수 예상 기업들이 부담스러워 하자 분할 매각이라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블TV 관련 매각가는 통상 가입자 수에 좌우된다.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은 지난해 6월 강원방송 지분 88.71%를 654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당시 강원방송 가입자 수는 14만명 수준으로 지분 100% 환산가격 737억원 기준 가입자 1인당 52만원을 지불한 셈이다. 씨앤앰 강남 등은 서울 내 대표 부촌 가입자들로 구성돼 지방 대비 가입자당 매출이 높아 가입자 1인당 80만원이 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가입자 수 70만명을 단순 곱할 경우 5600억원가량의 매각가가 예상된다. 인수후보군으로 꼽히는 CJ 태광 현대백화점 등 케이블TV를 보유한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한 자세다. 한 케이블TV 업체 관계자는 "씨앤앰 인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매각 방식이 아닌 매매 가격"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체들은 올해 말까지 씨앤앰 인수 관련 움직임을 자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모습이다. 매각 측은 이러한 줄다리기 상황을 감안해 핵심 SO들을 매물로 먼저 내놓아 인수후보들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방안
KCI는 이번 매각을 성사시킨 뒤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해 나머지 12곳 SO 및 자회사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기업 IHQ 매각을 위한 시간을 벌 예정이다. IHQ에 대해서는 미국 케이블TV기업 디스커버리 등이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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