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1분기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이 212.1% 늘어난 것이다. 0.5%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은 1.7%로 급등했다. 실적 발표 전 시장에서는 삼성테크윈이 지난 1분기에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4분기에 2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사업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테크윈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보다 535%나 높았다. 삼성그룹의 지분매각 결정 후 우려했던 영업활동 위축이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비상장회사인 한화토탈도 영업이익이 680억원에서 992억원으로 45.9%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3.6%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5.3%로 크게 늘었다.
이들과 함께 한화그룹으로 넘어간 삼성탈레스와 한화종합화학은 분기보고서를 내지 않고 매년 감사보고서만 제출하고 있다. 다만 최근 방위산업과 화학 업황이 좋아 실적개선이 진행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방산 전자시스템 전문업체인 삼성탈레스는 지난해 6784억원의 매출과 260억원의 영업이익을, 석유화학 기업인 한화종합화학은 연결 기준으로 1조731억원의 매출과 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한화그룹으로 소속집단을 바꾼 계열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실적이 바닥일 때 이들 계열사를 싸게 잘 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빅딜이 이뤄진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화학 업황이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빠르게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지분 매각에 대한 반발, 고용승계, 위로금 문제, 신용등급 강등 우려, 운영자금 조달 어려움 등이 지금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 삼성테크윈 지분 32.4%, 삼성종합화학 지분 56.8%를 인수하는 계약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 1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로 사명을 바꿨고 삼성테크윈도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상호를 변경할 예정이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