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2만4500원(14.98%) 오른 18만8000원에, 삼성물산은 8200원(14.83%) 뛴 6만350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기관과 외국인의 동시 순매수가 몰렸다. 제일모직은 기관 순매수 1위(747억원), 외국인 순매수 3위(177억원)를 기록했고 삼성물산은 기관 순매수 3위(470억원), 외국인 순매수 15위(57억원)에 올랐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이들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는 점을 증명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고 분석했다. 이들 외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평가받는 종목도 상승했다.
우선 삼성SDS가 전일 대비 1만8500원(6.98%) 오른 28만3500원까지 급등했다. 삼성SDS는 기관 순매수 2위(646억원), 외국인 순매수 8위(94억원)를 기록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따라 계열사 추가 지분 조정 가능성이 떠올랐고, 핵심에는 삼성SDS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강성부 LK파트너스 대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가 제일모직과 삼성SDS였다"며 "제일모직이 움직인 만큼 삼성SDS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1.75%)과 삼성전자(0.89%)가 상승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했다. 강성부 대표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떠오를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걸리는 얘기인 만큼 상승률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은 올라갔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삼성물산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주목받았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SDI다. 삼성SDI는 전날보다 4000원(3.28%) 오른 12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삼성물산 지분 7.18%, 제일모직 지분 3.7%를 보유 중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지배구조 개편에서는 뚜렷한 역할이 없지만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계열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라며 "장 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떨어지기는 했지만 제일모직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전기도 비슷한 이유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전 거래일보다 1500원(3.9%) 오른 부분도 눈에 띄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작년 11월 무산됐던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떨어져 있다고 평가받는 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화재(-2.73%) 삼성증권(-4.52%) 삼성카드(-0.81%) 등 삼성생명을 제외한 금융 계열사와 제일기획(-2.68%) 등이다. 호텔신라 주가가 전날 대비 2000원(1.8%) 오르기는 했지만 현대산업개발과의 '용산 면세점 개발계획' 공식 발표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KCC는 제일모직 지분을 10.18% 보유한 부분이 높게 평가받으며 3만5000원(6.8%) 급등했다. 삼성물산 지분을 2.05% 가진 일성신약도 상한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