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의 파상공세에 맞서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은 물론이고 보유 중인 자사주 지분을 우호세력에 매각하는 방법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삼성 고위관계자는 "삼성물산에 투자한 국민연금 등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명단을 파악해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와 김신 상사부문 대표가 개별적으로 전화하거나 만나서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치훈 대표의 경우 지난주 다른 해외출장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날아가 네덜란드연기금(APG) 등 삼성물산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합병의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물산의 주요 기관투자가로는 국민연금, 네덜란드연기금, 트러스톤자산운용, 일성신약 등이 있다.
삼성 측은 다음달 17일 합병안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5.76%)을 우호세력에 매각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매각해 의결권 효력이 살아나도록 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로 인해 자칫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들을 뭉치게 하는 역풍이 불 수 있어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외국인 주주들이 계속해서 문제 삼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에 대해서는 원칙론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측은 "외국에서 기업을 합병하는 방식과 한국의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방식은 다르다"며 "한국의 법을 잘 모르는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합병 때 왜 프리미엄을 안 줬느냐고 요구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한국의 실정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도 해외 기관투자가(연기금 투자자)들과 엘리엇 등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이 엘리엇의 행태에 대해 정확하게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주주명부가 확정된 다음에 개별적으로 접촉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영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