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KCC 주가는 장 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이날 종가 50만3000원 대비 1.99% 오른 5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 자사주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KCC가 과거 제일모직 투자를 통해 삼성그룹과 협업 기회를 누린 바 있다"며 "삼성물산 투자에 따른 또 다른 사업 기회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KCC는 국내 기업 중 주식투자를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투자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KCC에 안겨준 동시에 삼성그룹이라는 우량 수요처에 대한 납품 효과라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얻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KCC는 2011년 12월 옛 에버랜드 지분 17%를 7741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보유하고 있던 만도 지분과 현대차 지분을 매각해 9000억원 가까운 실탄을 보유하고 있던 KCC는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반면 삼성그룹은 금융산업 구조 개선 법률에 의거해 금융사인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에버랜드가 비상장사인 탓에 인수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같은 양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KCC와 삼성그룹은 인연을 맺게 됐고 커다란 수익으로 양자가 모두 '윈윈'하는 사례가 된 모습이다.
KCC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경영권 참여 선언으로 위기에 빠진 삼성물산의 자사주를 사들여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삼성물산이 엘리엇 사태를 계기로 기업 가치 끌어올리기에
KCC는 삼성그룹 외에도 '사촌기업'인 범현대가 지분도 상당수 들고 있다. 2003년에 투자한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자동차, 현대종합상사 지분은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 안정에 커다란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주가 상승으로 KCC에 자본차익을 안겨주고 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