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국내 46개 유럽 펀드에는 7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리스의 긴축안 부결 소식이 전해진 날 투자자들이 오히려 유럽 펀드를 산 것이다. 지난 3일 78억원이 순유출되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대규모 환매 러시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내 진정된 셈이다.
올해 들어 유럽 펀드에 유입된 투자금액은 1조2733억원 규모로 주요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많다. 대부분 3~4월에 유입된 자금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리지 못했지만 자금은 빠지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다. 실제로 그리스 우려가 본격화한 최근 1개월 유럽 펀드 평균 수익률은 -2.3%지만 같은 기간 설정액은 820억원이 증가했다.
중국 본토 펀드도 마찬가지다. 최근 1개월간 평균 -18.4%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펀드에는 2371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10% 안팎의 손실을 낸 최근 한 주간 들어온 자금도 435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증시 우려 속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이 대량 환매를 자제하는 이유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 성장에 대한 시장의 낙관이 지배적인 데다 그리스 역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와 같은 최악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가파른 상승세로 고수익을 냈던 중국 펀드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럽 펀드에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도 일부(러시아·스페인)를 제외하면 증시 영향이 크지 않아 아직까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경석 KB자산운용 상무는 "양적완화 초기 단계인 유로존은 향후 거시적 경제지표 개선 등 펀더멘털이 좋아질 개연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유럽 펀드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그리스 디폴트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후 가격 분할(자산 가격이 낮아질 때마다 매수) 방식 투자가 바람직하며,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장기 투자를 권한다"고
중국도 시장 전망을 토대로 장기 투자하는 것은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홍의석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은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증시에서 차입을 통한 주식매수 포지션이 어느 정도 정리된다면 반등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