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연금저축펀드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달에는 올해 누적유입액이 지난해 연간 유입액(1조393억원)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연말에는 유입금액이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기예금(1년) 이자율이 1%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은행·보험상품으로는 노후대비가 어려워지자 투자자들이 연금자산의 발길을 투자상품으로 돌리는 셈이다. 4월말 시행된 연금저축계좌이동 간소화 제도 시행 이후 유입세는 더 가파르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221개 연금저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조693억원(16일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 유입규모(1조393억원)를 반년 만에 넘어섰다. 특히 연금저축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최근 석달동안 7225억원의 자금이 펀드로 들어왔다.
계좌이동 간소화는 한 금융사에서 다른 금융사로 연금저축 가입금액을 옮기려 할 때 신규 금융사만 한차례 방문하면 계좌이체를 끝낼 수 있게끔 만든 제도로 4월말부터 시행됐다. 은행·보험업권 등 다른 금융사에서 보유한 연금저축을 금융투자업계로 손쉽게 옮길 수 있게 되면서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를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금저축 계좌이동 간소화 시행 이전인 2월 한달간 이동해 들어온 계좌는 8개에 그쳤으나 시행 이후 6월에는 343건으로 이동 건수가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저금리와 더불어 연말정산 쇼크로 절세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연금저축펀드의 흥행을 부채질했다.
연금저축은 대표적인 세제혜택상품으로 연간 400만원을 납입하면 연말정산에서 52만8000원의 세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공제율이 13.2%에서 16.5%로 올라가 공제액이 66만원으로 늘어난다.
연금저축펀드의 수익률은 펀드의 투자자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년(16일 기준) 3.83%, 3년 15.81%로 정기예금 이자는 크게 앞섰다.
유형별로는 해외주식형펀드가 1년 19.9%, 3년 31.5%(단순 평균)를 내면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고 국내주식형도 1년 13.5%, 3년 16.8%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채권형·채권혼합형(국내)은 펀드수익률을 단순 평균 낸 결과 1년 3.4%, 3년 9.2%로 주식형에 비해 낮았지만 수익이 꾸준히 늘어났다.
해외상품의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해외주식형펀드를 비롯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연금저축펀드에 연초 이후 5007억원이 들어오면서 유입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펀드별로는 ‘KB연금가치주증권전환형’에 739억원, ‘삼성클래식차이나본토연금’에 545억원, ‘슈로더유로연금’에 497억원이 들어와 유입액이 가장 많았다. 유입액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7개는 해외펀드가 차지해 올해 해외상품의 인기를 방증했다
월 해외 주식형
[석민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