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가 자산운용업계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 해외펀드 내에서도 중소형주가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자 관련 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모습이다.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상품들이 수익률과 자금흐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코스닥 강세를 주도하는 바이오· 제약주 고평가에 따른 조정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중소형주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1조358억원이다. 일반주식형(-3조3460억원), 주식테마형(-1조원), 코스피200인덱스(-2조1500억원) 등 국내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7조4200억원이 빠져나간 가운데서도 꾸준히 자금 순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2310억원)’ ‘KB중소형주포커스(1981억원)’ ‘동양중소형고배당(1097억원)’에는 올해 들어서만 1000억원 이상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반주식형펀드로 분류된 ‘메리츠코리아(5740억원)’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중소형주 편입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해외펀드의 경우 지난달 중순에 출시한 ‘삼성일본중소형Focus’가 한 달 반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중소형주 펀드의 인기 비결은 수익률이다. 코스닥이 올해 들어서만 184포인트(30%) 오르며 연초 대비 27%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해외펀드 1위인 일본(17.1%)를 웃돌고 있다. 자동차, 조선 등 대형 수출주들의 부진과 지배구조 이슈에 휘말린 삼성그룹 등 대형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이 침체된 것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개별 펀드 성과를 보면 중소형주의 분전이 더욱 두드러진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62.24%)’,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52.77%)’ 등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10위권(설정액 50억원 이상) 중 7개가 중소형주 펀드다. 수익률 1,2위인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와 ‘동부바이오헬스케어’ 역시 메디톡스, 제넥신 등 코스닥 바이오·제약주 비중이 높아 사실상 중소형주 펀드가 독식하는 모양새다. 연초 후 1500억원 이상이 몰린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는 같은 기간 수익률 55%로 중국본토 펀드 수익률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4월 국내 출시한 ‘스팍스본재팬’은 3개월 수익률이 10.43%로 같은 기간 일본펀드 전체 수익률(4.5%)을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에서는 국내나 해외를 막론하고 중소형주 과열에 따른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국내에서는 지난 6~10일 코스닥 제약·바이오주 거품이 한 차례 빠지면서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8.6%)’ ‘동양중소형고배당(-6.5%)’ ‘메리츠코리아스몰캡(-6.0%)’ 등이 급락한 바 있으며 ‘삼성중국중소형focus’는 중국 증시 폭락에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8%를 기록해 같은 기간 중국본토 펀드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이현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스타일리서치 본부장은 “실적이 눈에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중소형주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기대했던 기술수출 계약 건들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장성을 앞세워 급등했던 중소형주 일부는 2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친다면 조정이 진행될 것”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중소형주 비중을 확대해야 펀드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매니저들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3분기 예정된 미국 금리 인상은 투자자들을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하므로 금리와 환율에 따라 고평가 종목들을 차익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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