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란 입주민을 찾아온 손님이 잠시 머무를 수 있도록 단지 내 별도로 만든 숙박 공간이다. 중소형 평형이 대세인 요즘 집이 좁아 재울 곳이 마땅치 않을 경우 이용하기 쉽고, 호텔이나 콘도미니엄보다 가격이 저렴한 게 최대 장점이다. 가족모임이나 기념일을 위한 파티 장소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면서 단지 내 인기 커뮤니티 시설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게스트하우스를 선보인 아파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GS건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지은 주상복합아파트 '메세나폴리스' 게스트하우스는 비즈니스룸, 스파룸, 패밀리룸, 파티룸 등 특화 설계로 입주민에게 인기가 높다. 1~2개월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다. 이용 요금은 1박 기준으로 7만7000~16만5000원으로 웬만한 호텔보다 저렴하다. 레스토랑과 패션·잡화점 등이 모여 있는 쇼핑몰이 가까워 일부러 멀리 나갈 필요가 없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지은 '래미안 마포 리버웰'에는 한옥 체험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단지 인근에 있던 조선 후기 한옥 정구중가(서울시 민속자료 17호)를 단지 내로 이축해 복원한 한옥을 커뮤니티 시설로 이용 중이며 일부는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다.
↑ 충남 힐스테이트 당진 2차.
분양 시장에서도 부산, 강원도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가 청약 흥행에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대림산업이 강원도 속초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영랑호'는 관광도시라는 특성을 살려 지역 최초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했다. 강원도에서는 이례적으로 평균 3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근 100% 계약을 마쳤다. 분양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 운영 수익은 공용 관리비로 사용된다"며 "외부 이용자들에게 아파트를 알릴 수도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요즘 건설사들은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를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분양 중인 '래미안 용산 SI'에는 최상층에 게스트하우스가 마련된다. 20층에도 소규모 게스트하우스가 있지만 40층은 조망권을 확보한 고급 호텔급으로 만들어진다. 통상 고급 아파트의 최상층은 펜트하우스만 둬 사업성을 높이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중소형 평형 단지에는 게스트하우스가 필수 커뮤니티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건설이 다음달 분양하는 충남 당진시 송악읍 '힐스테이트 당진 2차'는 중소형 평형이 전체(1617가구)의 91%를 차지한다. 손님이 자고 가려면 공간이 좁을 수 있어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해 입주민의 편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분양 중인 천안 성성지구 '천안 레이크타운 2차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62~99㎡ 총 1730가구의 중소형 대단지인 만큼 게스트하우스가 일반 아파트의 두 배 이상인 8실이나 마련된다.
우미건설이 분양 중인 구미 확장단지 '우미린 5차 센트럴파크'는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해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게 강점이다. 어린이 풀장을 별도로 갖춘 실내수영
장과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와 GX룸, 카페린(Lyn), 독서실 등이 대단지 아파트에 걸맞게 조성된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아파트는 평면 특화를 넘어 커뮤니티 시설 경쟁이 한창"이라며 "게스트하우스 등 가족과 이웃이 함께 보낼 수 있는 공용 공간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