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주식시장에서 정유·화학 91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화학지수는 전일 대비 3.31% 하락한 4969.46을 기록했다. 지난달 9일 4912.09를 기록한 이후 한 달여 만에 4000대로 떨어졌다. 정유·화학 대표주들인 S-Oil(-7.97%), SK이노베이션(-6.53%), GS(-3.3%), 롯데케미칼(-13.63%), 한화케미칼(-7.02%), LG화학(-5.2%) 등이 모두 부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주가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유가 하락과 맞물리면서 정유·화학주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밝힌 7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2013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재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특히 이날 많이 하락한 롯데케미칼에 대해 "실적 개선 부분은 미리 반영됐고 유가 하락으로 다음 분기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최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롯데그룹주라는 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급락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롯데케미칼은 전년 동기 대비 658.5% 증가한 2분기 영업이익(6398억원)을 밝힌 바 있다.
정유·화학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최근 급격한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0일 배럴당 61.43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월 31일에는 배럴당 47.12달러를 기록했다. 두 달도 안 된 사이에 23.2%나 하락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화학 제품 가격들도 하락하고 단기적으로 이들 회사가 기존에 비싼 가격으로 사놓은 재고평가손실도 발생하기 때문에 정유·화학주는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는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이제는 바닥권에 온 것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배럴당 40달러대에 진입했다"며 "지난 1월과 3월 40달러 초반 가격대에서 의미 있는 저점을 확인했던 것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WTI는 지난 3월 17일 배럴당 43.46달러까지 떨어진 후 점차 회복한 바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을 이끌었던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의 생산원가 하락이 한계 상황에 왔기 때문에 지금의 유가 하락이 마지막 고비"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가가 진정되면 롯데케미칼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군 자체가 경쟁사들에 비해 석유화학 기초원료 및 제품 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가 계절적 최대 성수기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동부증권은 롯데케미칼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현 주가는 2007년 분할신설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저가 매력이 크다"며 "단기 수익성 부진에 대한 우려는 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유·화학주들의 급락과 미국 금리인상 불안감, 원화 약세 등으로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7%(21.67포인트) 하락한 2008.49를 기록해 2000선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