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자기부담금이 오르는 만큼 매달 내는 보험료는 현행 대비 6~7% 떨어진다. 보험사들은 자기부담금이 오르기 전에 미리 실손보험에 들어놔야 한다며 절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 실손보험 비급여 자기부담금이 20%로 지금 대비 두 배로 오른다. 비급여 자기부담금이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 치료비에 대해 환자 개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MRI를 비롯해 컴퓨터 단층촬영(CT), 초음파 등 고가 검사 대다수가 비급여에 해당한다. 다음달부터 실손보험에 드는 사람은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자기부담금이 20%인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손해보험사들은 9월부터 자기부담 비율을 조정한 신규 상품을 대대적으로 출시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잇달아 실손보험 절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달 말일까지 실손보험에 들어야 아플 때 병원비를 적게 낼 수 있다는 마케팅 문구를 앞세워 대대적으로 보험을 파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제도나 보험료 변화를 앞두고 여러 형태의 절판 마케팅이 진행돼 왔는데 이번에는 자기부담금이 그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선 영업부서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을 많이 팔 수 있는 기회여서 이달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선 보험대리점(GA)에서도 설계사 중심으로 집중 세일즈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부담금이 오르는 만큼 보험료는 현행 대비 6% 안팎 떨어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 입장에서는 꼼꼼한 비교 분석이 요구된다. 평소 건강해 병원에 갈 일이 많지 않은 젊은 층에서는 오히려 보험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40세 남자(상해1급·입원 5000만원·외래 25만원 기준)가 9월 이후에 실손보험에 들면 매달 내는 보험료가 현행 1만2300원에서 1만1550원 선으로 약 6% 내린다. 40세 여성 역시 9월 이후 보험료가 현행 1만4750원에서 1만3820원으로 6%가량 하락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병원에 얼마나 자주 가느냐에 따라서 전략적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병원 방문 횟수가 잦을 것으로 보이는 계층은 이달 서둘러 보험에 가입하는 편이 좋다. 9월 이후 실손보험 체계가 개편되는 것은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불만 목소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만큼 실손보험 혜택이 많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달 안에 보험에 다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험사 절판 마케팅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사들이 자기부담금 인상을 계기로 각종 특약을 주렁주렁 붙인 비싼 실손보험 가입을 권유할 수 있어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병원에 가는 일이 드문 젊은 층도 9월 이후 보험사별로 신상품을 비교해 천천히 보험에 드는 것이 혜택을
보험사 관계자는 "절판 마케팅의 경우 소비자의 조급증을 유발해 충분히 따져보지 않고 서둘러 가입하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며 "소비자들은 이런 마케팅 문구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말고 제도의 변화가 자신의 보험 수요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장원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