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사건이 발생한 지 30일째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2명이 살해되고, 2명이 석방됐지만, 아직도 19명은 억류중입니다.
사건 발생에서 여성 인질 석방까지의 피랍 일지를 최윤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달 19일 분당 샘물교회 소속 봉사단원 23명이 아프간에서 버스로 이동 중 탈레반에 납치되며 사건은 시작됐습니다.
탈레반은 다음 날인 20일 한국인 납치사실을 공표했고, 이후 사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긴박하게 진행됩니다.
일단 탈레반은 외신을 통해 인질의 생명을 위협하면서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합니다.
다음 날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CNN 등을 통해 인질의 무사석방을 요청하는 긴급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우리 정부도 발빠르게 대처합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동료 석방을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사태는 복잡해집니다.
아프간 정부는 수감자를 석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결국 사태 발생 일주일만인 지난달 25일 봉사단을 이끈 배형규 목사가 희생됩니다.
인터뷰 : 김희연 / 고 배형규 목사 부인 (지난 7월 27일)
- "이번 사태 희생자는 남편 한 사람으로 족합니다.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부는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 안보실장을 특사로 급파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탈레반은 수 차례 협상 시한 연장 끝에 지난 달 30일 두번째로 심성민 씨를 살해합니다.
이후 탈레반은 여성 인질 육성을 공개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을 펴며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압박합니다.
인질 석방 돌파구 마련을 위해 기대를 모았던 미국과 아프간 정상 회담은 테러단체에 대한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원칙론만 재확인한 채 끝났습니다.
인터뷰 :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지난 8월 7일)
- "우리는 테러리즘과의 싸움을 계속할 것입니다. 적들은 이미 패했지만 아직도 산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들을 척결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 부족장회의인 '평화 지르가'에서도 별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탈레반 측과 협상
그리고 대면협상이 시작된 지 나흘만인 13일 여성 인질 김경자, 김지나 씨가 석방됩니다.
한달 간의 협상 끝에 여성 인질 2명이 풀려난 가운데, 사태는 나머지 19명 인질 석방을 위한 장기화에 들어서는 모습입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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