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이 사흘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기준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 펀드는 12일 기준 일일 수익률 -1.35%를 기록하면서 손실을 키웠다.
특히 주식형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상대적으로 좋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가 몰렸던 위안화 채권 펀드 타격이 크다. 위안화 채권 펀드는 이날 대부분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일부는 수익률이 -4~-3%로 1년치 표시금리로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근접했다.
역설적으로 환헤지 펀드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의 변화는 헤지하지 않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만 헤지한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블랙록위안화채권펀드(UH)'와 'AB위안화플러스UH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각각 6.29%, 3.2%로 기준가가 일부 하락했지만 여전히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원화 대비 달러화 강세가 위안화의 절하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환헤지 펀드는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위안화는 선물이 없고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량도 적어 헤지가 어렵다. 환헤지(H)형으로 나온 본토 펀드라도 원·달러만 헤지하고 달러·위안화는 그대로 노출해둔 사례가 대부분이다. 또 대부분 운용사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위안화를 열어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채권 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위안화 채권 펀드를 출시하면서 중국 채권 금리와 위안화 가치에 함께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위안화를 헤지하지 않았다"며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헤지가 역효과를 낸 것 같지만 이 효과가 실제로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중국 펀드 구조로 특히 채권형 펀드 투자자는 손실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이라도 일정 수준을 환매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주식형 펀드는 위안화 절하가 수출 증가 등 경기 부양으로 이어지면 주가 상승에 따른 턴어라운드도 기대할 수 있지만 연 4~5% 수익률을 목표
위안화가치 변동이 중국 투자의 또 다른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국내보다 높은 금리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달러표시 중국 채권이 대안으로 꼽힌다.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