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은 8월 말 착수해 11월 말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사과문 발표 때는 연내 순환출자 고리의 80% 이상(340여 개)을 해소한다고 밝혔지만, 한 달가량 일정을 앞당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최대한 앞당겨 추진할 예정"이라며 "장내외 매매를 통해 340여 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의 핵심은 사실상 계열사들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는지에 달렸다. 롯데쇼핑 지분을 가진 롯데제과·롯데칠성·한국후지필름·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 등 5개사가 전체 순환출자 고리의 92%에 달하는 383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대홍기획 지분을 보유한 롯데푸드·롯데리아·한국후지필름 등 3개사가 그다음으로 많은 25개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다. 나머지 8개는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1.34%와 얽혀 있다.
결국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가진 롯데쇼핑과 대홍기획 지분이 주된 매매 대상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호텔롯데가 이들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호텔롯데 외에는 호텔롯데와 합병을 통해 지주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롯데쇼핑이 이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
만약 비용 부담이 적은 계열사 간 지분 거래부터 우선적으로 진행된다면 대홍기획 지분을 파는 롯데푸드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롯데푸드 주가가 6.13% 급등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롯데쇼핑이 롯데푸드, 롯데리아, 한국후지필름이 가진 대홍기획 지분 26.00%를 취득하는 데 드는 돈은 92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홍기획을 둘러싼 순환출자 고리가 선제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여기에 롯데건설이 가진 롯데쇼핑 지분 0.95%와 롯데제과 지분 1.34%를 각각 751억원, 353억원에 호텔롯데가 취득할 경우 큰 비용 없이 129개의 순환출자가 끊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7.86%와 3.93%의 중요성도 부각될 전망이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입장에서도 롯데쇼핑 지분을 매도할 경우 현금이 들어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성부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롯데제과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7.9%가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인데, 롯데쇼핑이 이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일 수도 있다"며 "롯데쇼핑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 현금이 유입되고, 롯데쇼핑에서 현금이 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고리의 완전 해소를 위해 지주사 전환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경영투명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중간금융지주회사 허용 여부에 따라 재원이나 시기가 유동적이긴 하지만, 81개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 해소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 최대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 개선 TF는 앞으로 △호텔롯데 IPO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투명성 제고 등 4가지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TF는
[김주영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