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일부터 28일까지 17거래일 연속 매도 공세를 펼쳤다. 이는 역대 6번째로 긴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간이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규모는 총 4조1306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KDB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현대증권 해외법인장들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 둔화와 관련한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법인장에 따르면 아직 홍콩 투자자들은 본격적으로 한국 펀드 환매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김상준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장은 "최근 이머징 마켓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 관측되고는 있으나 확대된 시장 변동성으로 확실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법인장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자산 배분 전략을 유지하면서 당분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관리와 포지션 헤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종선 KDB대우증권 홍콩법인장도 "아직 펀드 환매가 크게 나오는 상황은 아니어서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한국 시장 자체보다 매크로 변수에 따라 향후 본격적인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법인장의 분석은 글로벌 변수가 악화될 경우 얼마든지 외국인 순매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단 미국 금리 인상 시기는 9월 시행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지만 9월에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외국인이 주로 거래하는 대형주들이 계속 매물 압박을 받을 경우 지난 25일부터 나타났던 증시 상승세도 탄력받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일부 외국인들 사이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한국 증시 투자를 다시 고려하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김상준 법인장은 "홍콩 현지에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대형 수출주에 대한 매수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악재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4분기 이후에는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문 삼성증권 뉴욕법인장도 "원화 약세 수혜를 입는 수출주 중심으로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수 현대증권 홍콩법인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머징 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있긴 하지만 더 이상 줄여야 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최근 한국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대형주에 집중됐던 것을 감안할 때 그동안 투자 패턴과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은 지금 상황에서 사야 할 업종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원화가치 하락과 신차 출시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해외법인장들은 그동안 한국 증시가 급락했던 원인으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 대외변수를 꼽으면서도 한국 기업의 실적 부진도 한몫했다고 봤다. 김상문 삼성증권법인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의 올해 이익 전망치가 하향조정됐고, 내수 부진까지 겹쳤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일본, 대만 등 주변 국가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악재가 진정되면 한국이 우선 투자 대상국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성수 법인장은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LG전자 등 정보기술(IT)기업의 매출까지 둔화되면서 한국 기업 실적에 대한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