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
국내 1위의 온라인 만화 전문기업 미스터블루의 조승진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미스터블루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가 상장하면 우리나라 1호의 만화 전문 상장사가 된다.
그의 말대로 미스터블루는 인터넷붐이 일던 2000년대 초반 설립돼 무수한 경쟁자를 제치고 현재 온라인 만화 전문 사이트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2위권 기업과의 매출 격차가 5~10배 정도되니 사실상 과점업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조 대표는 “포털과 이통사 서비스를 포함해 우리나라 전체 온라인 만화 시장에서 미스터블루의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다”라며 “특히 2010년 모바일 시장에 진출했는데 현재 매출 가운데 65%가 모바일에서 나올 정도로 모바일 부문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터블루는 스팩 합병을 통해 120억원 수준의 합병 유입액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 상장이익을 웹툰 시장 진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미스터블루는 순정·무협·성인·청소년물 등 전통적인 만화 서비스를 주로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웹툰 작가를 직접 인큐베이팅해서 우수한 작품들을 미스터블루에 연재하는 형태”라며 “이미 ‘미스터블루 1기 인큐베이팅’ 작가 40명이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이달 중 웹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화 관련 사업은 영세하다’라는 인식 탓인지 미스터블루의 실적도 과소평가하기 쉽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2013년과 지난 2014년 각각 107억원, 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좋다. 2013년과 지난해에 각각 27억원, 3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을 따지면 각각 25.2%, 25.8%다. 코스피 100대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 안팎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2002년 설립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해온 미스터블루는 올 상반기에도 매출액 82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달성하며 또 신기록 경신을 준비 중이다. 회사측에서는 올해 매출액이 173억원까지 증가하면서 연평균 30%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승진 대표는 미스터블루가 양질의 비즈니스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만화의 생산부터 유통 그리고 서비스까지 직접 하기 때문에 이익이 많이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의 출판사는 생산과 유통만 할 뿐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하지는 못한다. 포털도 서비스는 하지만 컨텐츠를 직접 만들지는 못한다”라면서 “우리는 미얀마에 있는 외주처에서 만화를 직접 제작하고 이를 미스터블루에서 직접 판매하기도 하고, 포털 등에 B2B로 공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일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화 기업은 국내엔 미스터블루 밖에 없고, 전세계적으로도 마블 정도뿐”이라고 말했다.
만화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다수의 저작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이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만화 유통 비즈니스는 크게 목돈을 주고 저작권을 통째로 사와서 판매 이익을 독점하는 방식과, 사용권만 보유한 상태에서 판매 수익을 콘텐츠 제작자와 분배하는 방식이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 플랫폼 기업은 후자의 방식을 주력으로 하는 데 반해 미스터블루는 판권을 확보한 만화의 매출 비중이 44%로 매우 높다. 이익이 많이 나니 더 많은 저작권을 확보하게 되고, 저작권 보유량이 늘면서 이익도 체증하는 선순환 구조다.
이같은 비즈니스 구조는 상대적으로 온라인 만화 비즈니스에서 후발주자격이었던 미스터블루가 독보적인 시장 1위 사업자로 뛰어오르는 계기가 됐다. 또 경쟁사들이 포털 등에 만화를 공급하는 안정적인 B2B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현실에 안주한 데 반해 미스터블루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B2C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조 대표는 “B2B에 집중하는 다른 온라인 만화기업들은 그 회사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포털 사이트의 만화 정책에 따라 휘청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라면서 “B2C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65%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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