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수익률로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헬스케어펀드가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하락에 흔들리고 있다. 시중에 출시된 국내외 헬스케어펀드 16개는 최근 한달간 평균 -12%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1개월간 15.8%나 하락했다. 해외 헬스케어펀드도 미국시장에서의 제약·바이오주 조정의 여파로 같은 기간 -8~-6%의 마이너스 성과를 냈다.
최근 흐름만 보면 헬스케어펀드의 성과를 스쳐가는 테마로 보던 주장에 힘이 실릴 정도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변화하는 인구구조와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수요를 고려하면 아직 여전히 투자할만하는 의견도 나온다.
피델리티 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69억명인 전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96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인구는 8억4000만명에서 20억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15억명 수준으로 파악되는 신흥국 중산층 인구는 2050년 45억명으로 3배 불어날 전망이다.
국내 헬스케어펀드의 대표격인 ‘동부바이오헬스케어’와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는 연초 이후 각각 29.39%, 28.47%의 수익률(8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달간 두자릿수 손실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성과는 타 펀드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헬스케어에 투자할 때 국내 펀드만 보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큰 제약사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종목을 발굴하는 게 근본적 과제이다 보니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률이 높은 국내 헬스케어펀드만 좇지 말고 해외 헬스케어상품에도 자금을 분산해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펀드와 해외 헬스케어펀드는 투자대상 업종은 같지만 펀드의 성격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복제약 전문 제약회사와 신생 바이오벤처가 대부분인 국내시장과 달리 북미 등 선진시장에서는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 등이 헬스케어업종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헬스케어업종의 최근 3년간 성과는 시장 평균을 크게 앞서고 있다. 8월말 기준 ‘MSCI 월드’ 지수가 1년 -6.3%, 3년 28.2%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MSCI 월드 헬스케어’지수는 각각 9.9%, 63.9%의 성과를 기록했다.
장기 성과 측면에서도 헬스케어업종이 타 업종을 크게 앞서왔다는 분석도 있다.
캐나다 소재 헬스케어 전문 자산운용사인 섹토랄자산운용이 최근 25년간 S&P500지수의 섹터별 누적성과를 비교한 결과 헬스케어업종은 1990년초부터 올해 6월말까지 12.4%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IT업종(10.8%)과 에너지(10.3%) 등 수익률 상위의 다른 업종과의 격차도 큰 편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대비 성과도 지수 평균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스테판 패튼 섹토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북미 등 선진시장에서 헬스케어 관련주는 지수에 비해 20% 이상 저평가를 받았다”며 “최근 몇년간 헬스케어의 상승세는 왜곡된 가격이 회복되는 과정이었고 향후 성장성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헬스케어주가 과거에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해외 대형 제약회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로슈·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3%를 넘어서고 있다.
또 지배하는 시장이 넒어 연구개발(R&D)비 대비 실적의 효율성도 특정 국가에 집중한 회사들 보다는 높게 나타난다.
패턴 매니저는 “대형 제약사의 경우 필수재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경기 방어적 성격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도 건강과 관련된 필수의약품 매출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1년간 14.29%의 수익률을 기록한 ‘한화글로벌헬스케어펀드’는 3년간 78.39%, 5년간 139.14%의 수익률을 기록해 장기간 양호한 성과를 냈다. ‘프랭클린미국바이오헬스케어펀드’도 1년 19.85%, 2년 58.17%의 누적수익률을 거뒀다.
올해 성과는 국내 펀드에 비해 뒤쳐지지만 장기 성과측면에서는 양호한 것.
헬스케어펀드로 분류되진 않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헬스케어업종의 비중을 높게 구성한 펀드도 있다.
피델리티 글로벌 인구테마 펀드는 전반전인 인구 증가와 고령화 비율 상승이 노후 대비(건강, 자산) 관
미국 대형 의약품 유통업체인 CVS헬스(3.0%),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 CSL(3.0%), 글로벌 생명보험업체 AIA그룹, 다국적 제약회사 애벗 래버러토리스(2.9%)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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