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저물가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저물가 상태가 오래 지속돼 경제가 활력을 잃는 현상) 우려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6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0.25%포인트)에 나선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국내 경제에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저물가 지속 등 금리인하 유인이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와 오는 16~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국내 경제는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과 엔저 지속 등은 국내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물가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정부가 발표한 3%대 성장률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다.
소매판매(전년동월대비)는 지난 5월 3.1%, 6월 0.6%, 7월 1.9% 각각 늘어 미약하게나마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5월 6.8%, 6월 7.4%, 7월 6.9%를 각각 기록했다.
경제 성장을 이끄는 수출은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1.0%, 6월 -2.6%, 7월 -3.4%, 8월 -14.7% 등 마이너스를 기록해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8월까지 11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대폭 낮췄고 일각에선 3%대 성장률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은은 2.8% 성장을 내다봤지만 2분기 성장률(0.3%)이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2.8% 성장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8월까지 9개월째 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우리나라 가계 빚은 6월말 현재 113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금리정상화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비롯해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발 금리정상화, 중국 경제 우려 등 대외여건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저소득층 부실화 가능성 등이 이달 금통위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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