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곤중 아벤트리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아벤트리리츠)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아벤트리호텔 종로 매각을 공식화했다.
김 대표는 "오피스 호텔 등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료를 주된 수익원으로 하는 비개발리츠 특성상 상장 요건인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하려면 임대수익이 꾸준히 나오는 투자자산 규모가 최소 2000억원 이상 돼야 한다"며 "상장 요건을 갖추려면 투자자산을 매각해 매도차익으로 매출 요건을 충족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리츠가 성장하려면 주식시장에 상장한 후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증식이 이뤄져야 하는데 상장 허들조차 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부동산펀드가 아닌 리츠를 만들어서 '아벤트리호텔 종로'를 인수한 이유는 펀드는 만기가 끝나면 청산하는 구조인 데 반해 리츠는 법률상 회사라서 영속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리츠 성장이 폭발적인 반면 우리나라만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 개수가 5개에 그치는 등 빈약하지만 정부에서도 리츠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공모 활성화에 나서고 있어 리츠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1984년 삼성그룹 공채로 신라호텔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997년 국내 최대 호텔 위탁운영 전문업체 에이치.티.씨(HTC·Hospitality Technology Corporation)를 세운 뒤 호텔 인수 등을 위해 투자회사인 아벤트리리츠까지 설립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김 대표가 1997년 HTC를 설립하기 전까지 국내 호텔 산업은 호텔 소유자가 운영까지 맡는 구조였다. 메리어트호텔그룹이 운영회사와 투자회사(리츠)로 분리한 뒤 1999년 리츠 상장으로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그는 한국의 호텔 산업도 운영회사와 투자회사가 두 축으로 분리돼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고급 호텔이 되려면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해 호텔 운영은 전문 업체에 맡기고 리츠 같은 투자회사도 별도로 만들어야 호텔에 자금 수혈이 필요할 때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호텔 업체 보타오(Plateno)그룹을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로 들며 "보타오그룹은 2006년 메릴린치와 도이치은행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은 후 2009년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해 10년 만에 세계 7대 호텔그룹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텔 산업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선보여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의 날을 기념해 수여하는 대통령 표창(관광융복합 부문)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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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