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김지나 씨 "유서 쓰고 떠났다"

아프간에서 억류됐다 먼저 풀려난 김경자, 김지나 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피랍 당시 정황과 유서를 쓰고 떠났다는 항간의 소문 등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강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경자, 김지나 씨는 아프간으로 떠나기 전 유서를 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 김지나 / 석방 피랍자
-"좀 더 의미있게 살자는 의미에서 (유언장 쓰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의무는 아니었기 때문에 절반 이상이 안 썼다."

또, 탈레반의 눈을 피해 예배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김지나 / 석방 피랍자
-"우리끼리 눈을 뜨고 대화를 하는 것처럼 가장해 예배를 봤다. 2-3명이 망을 봤고 큰 소리를 내거나 하진 않았다."

고 심성민 씨의 피살 정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 김지나 / 석방 피랍자
-"산책 중에 탈레반이 와서 성민이를 불렀다. 성민이가 따라 나갔다. 남자들이 쓰는 차도르 뒤집어 씌웠다."

심씨와 함께 지낼 당시 밤마다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 김지나 / 석방 피랍자
-"성민이와 함께 지낼 때 특히 밤에 이동할 땐 죽으러 갈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다녔다. 그 때마다 성민이가 우리를 안심시켜줬다. 같이 돌아오지 못해 죄송하다."

그러나 민감한 질문에 이들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회견은 곧 중지됐습니다.

기자-"한국 교회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슬람권 선교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봉사를 위해 간 건지 선교를 위해 간 건지 밝혀달라."

인터뷰 : 차성민 / 피랍가족 대표
-"추가적으로 질문 3-4개만 더 받겠다. 시간이 많이 됐기 때문에"

인터뷰 : 차승균 / 안양 샘병원장
-"아시다시피 모든 걸 정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 않습니까. "

석방된 피랍자들은 모두 안양 샘병원에 입원 중이며, 나머지 19명은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심경을 밝힐 예정입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