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국내 증시가 코스피 기준 5% 넘게 조정을 받은 가운데 배당주·가치주·대형주를 많이 담은 펀드와 운용사가 상대적으로 덜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배당시즌과 불확실성 장세의 연장 국면에서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의 상대적 우위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최근 3개월 국내주식형 펀드 운용사(설정액 1000억원 이상) 28곳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그나마 가장 손실이 적은 운용사는 JP모간자산운용으로 -1.09%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6월 말 2074.20에서 9월 말 1962.81로 5.4%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대비 4%포인트 이상 선방한 셈이다. 이 운용사의 국내주식형 대표 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JP모간에 이어 신영자산운용(-2.84%), 칸서스자산운용(-4.20%), 베어링자산운용(-4.35%),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4.66%) 등이 수익률 방어에 성과를 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배당주나 가치주,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운용사란 점이다. 신영은 설정액 3조원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큰 ‘신영밸류고배당’ 펀드, 베어링은 설정액 2500억원 규모 ‘베어링고배당’ 펀드를 각각 운용하는 배당주 전문 운용사다.
2010년과 2011년 대형주의 강세 국면에서 주목을 받았던 칸서스의 경우 대형주 펀드인 ‘칸서스하베스트’ 펀드를 운용중이고, 한국밸류는 ‘한국밸류10년투자’ 시리즈로 유명한 가치주 특화 운용사다.
개별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중에서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07%로 선두를 달렸다.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1.18%), ‘프랭클린중소형주’(-1.54%), ‘미래에셋그린인덱스’(-1.86%), ‘한국투자네비게이터’(-2.01%), ‘신영밸류고배당’(-2.13%) 등이 뒤를 이었다. 3분기 조정장에서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의 대부분이 대형 가치주나 배당주 펀드였고, 중소형주 펀드 중에서는 프랭클린중소형주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3분기 투자자들의 자금은 ‘메리츠코리아’ 펀드로 집중됐다. 이 펀드에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8917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자금 유입 상위 2위부터 5위까지 4개 펀드의 합계 유입액 9208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연초이후 누적 설정액 증가규모는 1조3090억원에 달한다.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최근 조정폭이 컸던 중소형주가 포트폴리오에서 차지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월 -4.65%로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다. 연초이후 누적 수익률은 24.76%로 여전히 매우 높다. 메리츠운용이 지난 6월 출시한 중소형주 펀드 ‘메리츠코리아스몰캡’에도 3분기에 136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밖에 NH-CA자산운용의 ‘코리아2배레버리지’와 ‘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 삼성자산운용의 ‘중소형FOCUS’ 펀드, KB자산운용의 ‘밸류포커스’(가치주)와 ‘액티브배당’ 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고배당포커스’ 펀드로도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9월로 예상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기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연장된 만큼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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