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핀테크협회(핀테크협회)가 이르면 이달 말 발기인대회를 하고 내년 초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박상영 옐로금융그룹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간편이체) 대표, 황승익 한국NFC(간편결제) 대표, 김태훈 뱅크샐러드(카드 추천 서비스) 대표 등 분야별 대표 업체들이 출범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50개 이상 핀테크업체가 협회에 가입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핀테크협회는 기존 전국은행연합회나 여신전문금융협회처럼 업계가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 연합체로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핀테크 업체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기존 금융사도 함께 협회에 참여하는 형태로 설립이 추진된다.
간편결제부터 P2P대출이나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핀테크 세부 업종별로 분과가 만들어져 해당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된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로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해 기존 금융사도 회원사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핀테크 분야에 관심이 높은 금융사들이 먼저 협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핀테크협회가 생기면서 핀테크 생태계 발전과 해외 진출에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핀테크 업계는 대표성 있는 조직이 없어 창의적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어도 이를 빠르게 수익모델로 연결시키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카드 추천 서비스와 관련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실제로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카드사를 일일이 만나 협상을 해야 했고 금융사 승인도 직접 받아야 했다. 70여 개 핀테크업체 모임인 '한국핀테크포럼'이 있지만 주로 기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연구기관 성격이 강해 그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핀테크협회가 설립되면 현재 금융당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핀테크 생태계 조성 작업도 협회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업체 지원을 위해 지난 3월 핀테크지원센터 문을 열었다. 핀테크업체가 신기술을 시연하고 기술이 필요한 금융사와 연결해주는 데모데이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핀테크협회가 출범하면서 첫 협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도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협회장은 지난달 새누리당에서 만든 핀테크 특위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등 업계를 대표하는 핵심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협회 창립을 주도하고 있는 박상영 대표, 이승건 대표, 황승익 대표 등을 포함해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인 박소영 페이게
박상영 대표는 "협회 설립이 이뤄진 것은 핀테크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이슈가 아니라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며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 기관이 생기면서 핀테크 생태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