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쓰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 30%대의 고금리 대출을 하는 대부업체 이용자 가운데 67%가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10일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내놓은 '서민금융 자금수요자의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서민정책금융상품 신청자 77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6.4%가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4월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지원을 위한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려고 상담신청을 한 사람들을 상대로 이뤄졌다.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 가운데 67%는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회사에 대출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제도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 연구위원은 "낮은 신용등급으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한 중저소득 서민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하고서 높은 금리 탓에 빚을 미처 다 갚지 못한 경우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설문 대상자 가운데 37.6%는 정책금융상품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사금융을 포함한 다른 대출기관에 다시 찾아가겠다고 답했다.
다른 기관을 찾겠다는 사람 중에는 대출금리가 연 20% 이상의 고금리일지라도 대출을 받겠다는 응답 비중이 78.6%나 됐다.
대부업 대출 경험이 없는 응답자 중 15%도 고금리 대출이라도 필요하다고 답해 절박한 사정의 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서민금융상품은 자격요건이 제한되고 그에 따른 심사절차도 서민 입장에서 볼 때 부담스러운 것
그는 구체적으로 "초기 금리 수준을 연 20% 이상으로 높이되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한 대출상품을 출시해 자금이 긴박한 서민들이 손쉽게 정책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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