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홍콩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축소에 나선다.
2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는 홍콩 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잔액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하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는 관련 회의를 갖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홍콩 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잔액은 36조3000억원으로 전체 ELS 발행잔액(94조4000억원)의 38.5%를 차지한다. 금감원은 최근에도 관련 움직임을 살펴봤지만 이 같은 비중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 36조3000억원이라는 홍콩 H ELS 발행 규모는 헤지운용 수단으로 쓰이는 홍콩 H 선물시장의 최근 1년간 평균 미결제약정금액(22조6000억원)의 160.3%에 달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금융당국은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인위적인 비중 낮추기가 아닌 업계 자율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홍콩 H 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을 일정 기간 중단하거나 특정 비중까지 낮추라고 강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금융위는 홍콩H ELS로의 쏠림 현상에 따른 위험이 확대되는 경우 일정 기간(6개월) 발행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홍콩 H ELS에 대해 개별 증권사별 한도를 자율적으로 정해 새로운 ELS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전체 총량은 줄여나가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업계 자율에 맡기면서 금감원은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당국의 의도적인 상품 발행 규제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 위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홍콩 H 지수가 가장 많이 떨어졌던 8월에 관련 대책이 나와 소비자들이 돈을 벌 기회를 날리게 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상품 발행 감소 유도로 소비자의 투자 기회를 줄이고 시장 자체를 위축시켜
[박준형 기자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