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사려고 여러 차례 부탁을 하던 고객에게서 연락이 왔다. 원하는 위치, 원하는 금액대의 땅이 매물로 나와서 사려고 하는데 한번 봐달라는 부탁이었다. 꼭 집을 짓고 싶어 하는 분이어서 다른 일을 제쳐두고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확인을 했다.
시간을 들여 여러 가지 상황을 조합해 봤을 때 좋은 조건의 땅이어서 구입해도 되겠다는 연락을 드렸다. 고객은 매우 즐거워하며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땅을 소개했던 분과 통화를 했다. 그런데 돌아온 이야기는 의외의 이야기였다. 땅이 맹지인데 건축이 가능하냐고 되물어왔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재차 확인해 봐도 마찬가지로 좋은 조건의 땅이었다.
여러 번의 통화로 확인된 것은 땅을 소개했던 부동산 전문가가 토지이용계획은 보지 않고 편하게 네이버로 땅의 지적을 확인하고 이야기 한 것이었다. 네이버로 지적을 확인하고 맹지라고 생각해서 땅 가격을 낮춰서 불렀던 것이었는데 결국 땅 소유자가 다시 제 값을 부르면서 거래가 무산돼 버렸다.
또 다른 경우도 있었다. 확실히 실제로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길이지만 지적도를 확인해보면 어디에도 도로가 존재하지 않는 대지도 있다. 일반적으로 필지가 구분된 상태이나 개인소유의 땅인 경우도 있었지만 각 대지들의 일부를 조금씩 걸쳐서 형성된 도로는 개인소유에 대해 적극적인 요즘에는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지적도 확인 없이 부동산 등에서 한 이야기를 믿고 계약했다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됐을 것이다.
집을 지으려고 하면 먼저 땅을 찾아야 된다. 하지만 땅을 찾을 때 도와주는 건축사가 곁에 없다면 스스로 땅의 성격을 알 수 있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는 기본적인 땅의 속성과 개발계획이 있다.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거나 재건축·재개발 예정이 되어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땅의 형태와 땅의 향을
주변 사람이 설명하는 불확실한 정보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땅의 향이며, 땅의 크기며, 땅의 형태, 땅의 속성을 이해함으로써 최소한의 실패를 방지해야 좋은 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임건축사사무소(주) 대표 김법구][ⓒ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