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오리온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5.06% 상승하며 99만6000원을 기록했다. 4영업일 만의 오름세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5월 138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반기엔 주가가 급등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며 주가가 가라앉았다. 2분기 중국법인 실적 부진 결과가 알려지자 투자매력도가 감소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중국 법인 매출액은 1조3000억원으로 오리온 전체 매출액의 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1900억원) 비중은 6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전반기 중국 제과 시장은 소비 침체, 대형마트 구조조정, 수출 둔화, 반부패 관련 정부 정책, 춘제 재고 문제 등으로 성장률이 0%대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고성장을 구가하던 오리온도 상반기 매출이 2~3%대 성장에 머무르면서 향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에 쏠려 있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3분기 V자 반등 기조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3분기 위안화 기준으로 7~8%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원화 약세 기조에서 원화로 환산하면 10% 가까이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에는 올해 춘제가 2월 말로 늦어진 점 때문에 춘제 재고 부담이 두 달 이상 지속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작년 중국의 춘제는 1월이었다.
시장 예상도 이와 비슷했다. 동부증권은 3분기 오리온 중국 제과 매출이 위안화 기준 7~8% 수준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2분기 1.5% 성장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해서는 양호한 예상치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 7~8월 예감을 포함한 허니밀크 4종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감자 스낵 매출이 10% 중반 수준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파이도 8~9%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제과 시장의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도 쉽사리 예측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제과 시장의 성장 가능성,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보며 오리온을 가치주로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 연구원은 "현재 중국 제과 시장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0.1%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한국(0.3%) 미국(0.4%) 일본(0.6%)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간 실적보다는 장기 투자 가치주로서의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과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중국 웰빙 식품 시장은 매년 20% 고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1인당 GDP는 2만달러를 상회하는 만큼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에 따르면 2009~2014년 5년간 수입식품 시장은 연평균 19% 증가했다. 수입식품은 대부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인데, 미국식품공업협회는 2018년 중국 수입식품 시장 규모를 연평균 15% 증가한 820억달러로 전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쌀과자에서 밀가루과자, 감자 스낵으로 취향이 변하고 있다"며 "오리온은 스윙칩, 예감, 오감자 같은 감자칩을 통해 감자 스낵 시장을 선점했다"고 밝혔다.
중국 제과 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감자 스낵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고, 이를 통해 3분기 V자 반등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경쟁 기업인 중국 현지 기업 왕왕의 경우 쌀과자가 주요 제품이지만 중국 소비자의
이 관계자는 "감자 스낵 시장에서 경쟁사인 펩시코를 현재 앞서고 있다"며 "비스킷 시장에서도 초코송이가 약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이 어려울 때 마켓셰어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중국 제과 시장의 침체가 오히려 오리온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