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라운지 / 하이즈항공 ◆
항공기 부품과 항공정비서비스를 하는 하상헌 하이즈항공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달 상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이즈항공은 12~13일 청약을 거쳐 오는 25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총공모주식 437만5000주 중 87만5000주를 일반청약자에 배정하며, 공모희망가는 2만3000~2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하 대표는 "7년 전부터 상장을 고민해 왔지만 해외 거래처들과 계약이 대부분 진척된 올해를 최적기로 봤다"며 "하이즈항공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15년간 총수주잔액 1조85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작년 3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하이즈항공은 산술적으로 매년 연매출의 네 배에 달하는 수주잔액을 이미 확보해 놓은 셈이다. 올 하반기 하이즈항공은 중국의 코맥(COMAC), SAMC, BTC와 일본의 SMIC 등 세계 글로벌 항공업체와 수주계약을 연달아 체결한 바 있다.
하 대표는 "앞으로 수요가 계속 밀려 있는 걸 대비해 9월까지 수직계열화 공정을 완료했고 앞으로 부산에 공장을 더 지어 생산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관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생산성은 30% 상승시키고, 재고는 25% 감소시키는 일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증가할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설비 확장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현재 생산공장은 사천과 진주 2곳에 있다.
하 대표는 "앞으로 KAI의 비중을 줄이고 중국과 일본 기업에 납품을 더 늘리려고 한다"며 "그 이유는 세계 여객기 산업의 중심이 이들 국가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대형 민간항공기는 개발 예산만 10조원이 넘기 때문에 30~40곳의 해외업체가 개발비와 개발 리스크를 분담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 참여 업체는 보잉 해당 항공기의 생산이 종료될 때까지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혜택을 가지는데, 코맥과 SMIC 등이 바로 그런 회사다.
하 대표는 "과거엔 개별 기업들이 보잉에서 직접 수주하려고 했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이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물량을 받아 오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우리는 날개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데, 보잉 B787기의 날개는 사실상 우리 제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업체가 보잉에서 물량을 따오면 하이즈항공이 날개 부품을 이들에 납품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대형 민항기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라 수주잔액은 더 늘 수 있다. 세계적인 조사기관 포어캐스트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대형 민항기 시장은 2014~2023년에 생산대수 1만5716대, 생산금액 2억3770만달러로 전망되며, 보잉 B787과 에어버스 A350XWB 등 고효율 차세대 항공기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비교적 확실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준의 공모가 밴드(2만3000~2만6000원)가 지나치게 높지 않으냐는 시장의 시선이다. 하이즈항공의 매출은 작년 313억원인데, 매출 5000억원대인 제주항공의 공모가 밴드(2만3000~2만8000원)와 비슷한 것은 지나치지 않으냐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수익비율(PER)로 100배가 넘기 때문에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내년과 후년에 60배, 30배 수준으로 떨어지긴 할 것이지만 지금 당장은 너무 높다"고 말했다. 하이즈항공의 밸류에이션은 PER가 아닌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긴 했고 성장성이 유망하다는 걸 고려해도 높다는 얘기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