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텔과 사무실 공사가 한창인 서울 마곡지구. [매경 DB] |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5호선 마곡역에 내리자마자 대형 트럭들이 도로를 바삐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단벽 너머엔 대형 크레인을 비롯한 공사 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공사가 한창이었다. 거리 곳곳엔 '연 10% 이상 임대수익' '마곡역 최고 알짜 LG사이언스파크 앞' 등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동안 분위기 좋던 서울 마곡지구 일대 부동산 시장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의 마곡 R&D센터 용지 매각으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2020년 대우조선해양 입주를 예상하고 오피스텔, 상가 등을 매입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 피해도 우려된다.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마곡지구 내 R&D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마곡3지구 연구 용지 6만1232㎡를 매입해 R&D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만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고, 남대문로 본사 사옥과 함께 마곡 용지도 대상이 됐다.
하지만 마곡 용지 매각 작업이 순탄하지 않다. 대우조선 자체적으로 매각 대상자를 찾지만 아직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매각 승인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마곡 용지는 LG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넓어 웬만한 대기업이 아니면 이 땅을 사기조차 쉽지 않다. 대기업이 들어오면 전체 면적 중 40% 이상을 연구시설로 채워야 한다는 조건도 걸림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마곡지구 매각에 대한 공식 통보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마곡 오피스텔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7년 착공, 2020년 완공이라는 당초 대우조선 R&D센터 일정을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마곡 R&D센터가 완공되면 직원 50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었고,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만3000여 명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당장 이 배후수요가 사라지면 2017년 기업 입주에 맞춰 분양한 오피스텔 초기 공실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오피스텔 분양이 시작된 2013년 6월부터 이날까지 공급 물량은 1만2530실에 달한다.
물론 '대우조선해양 우려'가 마곡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그룹과 롯데, 넥센타이어 등만으로 오피스텔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
A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대우조선해양 센터 착공 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와 닿지는 않는 것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